뉴비자 - 3+3+2=11?

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만큼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연수 기자가 매주 목요일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서 '뉴스 비평 자신 있게(뉴비자)'를 선보입니다.

 

오늘은 3 더하기 3 더하기 2가 11이 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경남대학교 레슬링부가 최근 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총 메달 8개를 획득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메달이 8개가 아닌 11개를 수확했다는 보도가 10여 건 쏟아졌습니다. 어찌 된 영문일까요?

사실은 이렇습니다. 경남대학교 홍보실에서 보도자료를 잘못 냈습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 총 1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라고 썼는데요. 일부 언론이 보도자료를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고 거의 그대로 옮겨 썼습니다. 졸지에 3+3+2=11이 된 셈입니다.

경남대학교가 지난 8월 말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갈무리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쓴 기사. /갈무리

이후 홍보실에서 정정자료를 다시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냅니다. 그런데 정정자료에는 첫 문단에 11개의 메달을 '8개의 메달'로 고쳐놓고 뒤에 다시 언급되는 '11개'는 고치지 않았습니다.

뒷일이 어떻게 됐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정정자료를 받은 언론 중 일부는 이 자료를 다시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었습니다. 독자는 메달을 8개 획득했다는 정보를 글머리에서 얻었는데 읽다 보니 또 메달을 11개 획득했답니다. 결국, 획득한 메달이 8개인지 11개인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시간을 낭비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몇 달 전에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NATA 사건'입니다.

지난 6월 연합뉴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련 속보를 전했습니다. NATO를 NATA로 잘못 쓴 채로 말입니다. 이후 NATA라고 쓴 오타가 포함된 기사가 100건 가까이 쏟아졌습니다. 오타까지 복사 붙여넣기한 것입니다.

'출입처 보도자료 챙기기 바빠서', '속보경쟁이 치열하다 보니'와 같은 이유를 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기자조차 제대로 읽지 않은 기사를 독자에게 읽어달라 건네기는 민망합니다. 

/김연수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