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계동~가음정 원이대로 간선급행버스 추진
"교차로 차량, 횡단보도 시민 대기 시간 늘 수도"
대량 수송 트램 추진 요구…시, 중장기 도입 추진

창원시 의창구와 성산구를 잇는 원이대로에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을 두고 주민들은 교통체증을 걱정했다. BRT보다는 트램을 우선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창원시는 장기적으로 트램 도입을 계획 중이고 시민 교통생활이 대중교통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11일 원이대로 BRT 구축사업 주민설명회에서 나왔다. 

시는  BRT 운영 계획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자 3개 권역별로 나눠 설명회를 열었다. 시는 BRT 구축 방향, 교통처리계획, 구간별 설계안, 창원광장 교통운영계획안을 공유했다.

창원 BRT 사업은 1·2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는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 9.3㎞다. 사업비 350억 원을 들여 내년 10월 준공 목표인 이는 이 구간은 교통신호에 구애받지 않는 S-BRT(고급간선급행버스체계)로 구축된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고 중앙정류장 42곳(추월차로 11곳)가 들어선다. 기존 중앙녹지대(4.8㎞)는 분리녹지대로 바뀌고 횡단보도는 기존 46곳에서 62곳으로 늘어난다. 직진 차로수는 편도 3~4차로에서 일반차로 편도 2~3차로, 중앙버스전용차로 편도 1차로로 바뀐다. 좌회전 처리는 기존 45곳에서 47곳으로 늘지만 유턴처리는 29곳에서 17곳으로 줄어든다. 교차로는 30곳에서 32곳으로 늘고, BRT전용회전(좌회전·우회전) 차로는 9곳 신설된다.

창원광장은 양방향 신호 통행체계로 바뀐다. 광장 면적(3만 5075→3만 2665㎡)은 줄지만 시청에서 전면 보행 접근을 할 수 있다. 교통섬 삭제, 좌회전 용량 증대, 수평승하차를 할 수 있는 정류장(높이 35㎝) 설치 등도 BRT 사업과 맞물린 변화다.

창원시는 1·2단계 사업이 끝나면 성산구 가음정동~마산합포구 육호광장 시내버스 통행시간이 기존 52분에서 38분으로 단축되리라 봤다. 버스와 일반차량을 분리해 안전성이 향상되고 교통약자 편리성 확보와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도 기대했다.

창원 BRT 구축 계획도. /창원시
창원 BRT 구축 계획도. /창원시

하지만 설명회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시민은 "S-BRT 도입과 맞물려 시내버스 우선신호 이야기가 나왔다"며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교차로에 대기하는 일반차량, 횡단보도를 건너고자 기다리는 시민 등은 상대적으로 대기 시간이 늘 수 있다.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BRT는 창원중앙역과 연결되지 않는다. 시 외곽으로 나가려는 교통수요가 줄지 않기에 교통체증이 예상된다"고 했다.

시내버스 이용객이 적은 상황에서 BRT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많은 시민은 훨씬 친환경적이면서 대량 수송할 수 있는 트램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창원시가 장기적으로 트램 도입 계획을 세운 것은 알고 있다"며 "혹 현 중앙버스전용차로에 트램이 다닌다면 기존 버스는 다시 일반차로로 나와야 해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BRT를 먼저 도입한 부산에서도 교통혼잡, 버스 이용률 감소, 대중교통 이용 증대 한계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첨단 대중교통 수단으로 대세인 트램을 설치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11일 오전 의창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이대로 S-BRT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11일 오전 의창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이대로 S-BRT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창원시는 BRT와 함께 트램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도시철도 분야에서 △마산역∼창원중앙역(15.8㎞) △창원역∼진해역(19.3㎞) △월영광장∼진해구청(31.4㎞) 등 3개 구간 신설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BRT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도시철도를 도입하는 방향이다.

시 신교통추진단 관계자는 "BRT는 단기간에 시행할 수 있지만 트램은 적어도 10년이 걸린다"며 "BRT를 바탕으로 대중교통 중심 교통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버스-트램은 같은 차로를 쓰지 못하게 돼 있다"며 "유럽은 버스-트램이 한 차로로 운행 가능한데, 우리나라도 법 개정 등을 통해 여건이 바뀌면 트램·버스 동시 운행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원중앙역-창원광장 셔틀버스 운행, 직진 위주 신호 체계 개편, 좌회전 용량 증대 등으로 교통체증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승용차가 계속 늘어난다고 해서 마냥 도로를 또 늘리면 차량 증가-도로 확장 요구 등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대중교통 중심으로 시민 교통 생활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이대로, 3.15대로 구간은 버스 이용객이 가장 많다. 이 구간에 먼저 BRT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0월 착공 계획인 원이대로 BRT는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자 3개 구간으로 나눠 동시에 진행한다. 시는 집중 정체지역 우회도로, 교통신호체계 변화 등 공사기간 교통소통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나, 차량정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4년 하반기에는 BRT 2단계(도계광장∼육호광장 8.7㎞), 중·장기적으로는 창이대로·진해신항·북성봉양 BRT가 추진될 예정인데 기대·우려가 교차하는 1단계 사업은 창원시 미래 교통 지도를 바꿀 열쇠가 됐다.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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