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해군진해기지사령부 협약…벚나무 군락지 내년 개방

창원 진해구 웅동수원지가 53년 만에 도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창원시와 진해구,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이하 진기사), 웅동1동주민자치회는 3일 창원시청에서 진해구 소사동에 위치한 웅동수원지를 민간에 개방하고 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민·관·군 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허성무 시장과 류효상 진해기지사령관, 배종량 웅동1동주민자치회장 등이 참석했다.

창원시와 진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웅동수원지 개방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고, 창원시는 약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2년 개방을 목표로 웅동수원지 공원화에 나서기로 했다. 개방되는 곳은 수원지 둑 근처 벚나무 군락지로 면적 3만 2000㎡에 달하는 구역이다. 그동안 이곳은 철책으로 둘러싸여 출입이 통제됐으나, 앞으로 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수원지 쪽으로만 철책을 좁히게 된다.

▲ 큰 벚나무 군락이 있어 봄철 관광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웅동수원지.  /창원시
▲ 큰 벚나무 군락이 있어 봄철 관광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웅동수원지. /창원시

진해구 수산산림과 관계자는 "군 구역은 CCTV 등을 설치해 보안을 철저히 하고 개방되는 구역은 산책로, 휴게시설, 안내소, 주차장 등을 구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웅동수원지는 일제가 1906년 진해에 군항을 만들기로 계획하면서 이곳에 식수 등 용수를 대려는 목적으로 1908년 착공해 1914년 완공됐다. 해방 이후에도 해군의 용수 공급처로 쓰여 군사시설로 보호돼 왔지만 둑 아래 위치한 벚나무 군락지 주변은 인근 주민들의 소풍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그러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으로 군 시설 등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면서 벚나무 군락지 또한 철책으로 둘러싸 현재까지 개방되지 못했다.

웅동수원지는 벚꽃의 아름다움과 100년 넘게 이어온 역사를 담고 있어 진해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전망이다. 수원지 인근에서 김씨박물관을 운영하며 2006년부터 웅동수원지 관광자원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김현철 관장은 "웅동수원지는 일제시대와 독립운동 등의 스토리로 가득찬 곳"이라며 "단순히 경관만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갖춘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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