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직 공무원과 인사 나눠
지지자-보수단체 고성 오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교도소에 수감됐다. 김 전 지사는 "진실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며 "남은 가시밭길도 차근차근 잘 헤쳐나가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26일 낮 12시 50분께 김 전 지사는 차량에 타고 창원교도소 정문을 통과했다. 이후 옆에 있는 쪽문으로 걸어나와 취재진 앞에 서서 준비해온 글을 읽어나갔다. 김 전 지사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상 이제부터 져야 할 짐은 온전히 제가 감당해 나가겠다"며 "하지만 사법부가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 없다는 점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렇게 외면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지난 3년 경남 도정에 적극 협조해주신 경남도민과 도청 공무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완전히 새로운 경남, 더 큰 경남을 위해 시작한 일들을 끝까지 함께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제가 없더라도 경남과 부울경,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시작한 일들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권한대행과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한다"며 "묵묵히 인내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1일 '드루킹 사건'(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다. 김 전 지사는 짧게 머리를 자른 모습이었으며, 발언을 마치고 정문 안쪽으로 들어가 부인 김정순 씨와 포옹하고 경남도 정무직 공무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 '드루킹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다. 김 전 지사가 교도소 입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드루킹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다. 김 전 지사가 교도소 입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창원교도소 앞에는 김 전 지사 지지자 100여 명과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애국순찰팀' 회원 등 20여 명이 동시에 모이면서 고성과 비방이 오갔다. 경찰 200여 명과 취재진까지 포함하면 이 시각 4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펼침막 위치와 교통안전 문제를 놓고 경찰과 보수단체 회원들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 전 지사 지지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김 전 지사가 입장문을 읽어나갈 때도 응원과 야유 소리가 뒤섞였다.

김 전 지사 지지자들은 '끝까지 함께하겠다', '힘내세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진실은 승리한다. 김경수는 무죄"라고 외친 반면, 보수단체 회원들은 '응답하라 청와대·문재인'이라는 펼침막을 들고 "김경수가 범인이다. 여론조작은 중대범죄"라고 맞섰다.

인터넷 모임 '김경수와 미소천사들' 회장인 김진규 김해시의원은 "보수단체에서 집회 신고를 먼저 했다고 해서 김해, 거제, 인천, 전라도 등 전국 곳곳에서 회원들이 왔다"며 "포털 업무방해 혐의로 2년이라는 징역형을 내린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법부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배일곤 우리공화당 당원은 "대법원 판결까지 난 상황을 막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잘못에 대해 처벌을 받는 것이 원칙이 아니냐. 그래서 전직 대통령들도 수감 생활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2019년 1심 판결 이후 구속된 77일을 제외하고 남은 1년 9개월여 동안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우선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2주간 격리 수용을 거친다. 다음 달 중에 김 전 지사를 포함한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독거수용 또는 타 교도소 이송 여부 등에 관한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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