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12공방 장인 삶 담은 공연
전통춤·풍물-미디어아트 결합
지역 활용한 장르 차별화 호평

통영 12공방 이야기를 담은 공연 <열두 생: 열두 개의 생>을 23일 오후 7시 30분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시연장에서 만났다. 지역 중심 소재와 뉴아트 기술의 접목이 두드러진 창작 무대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전통연희와 장인 작품 만남 = 컴컴한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의 무덤으로 초대받은 기분이다. 통영 12공방 장인들의 생애를 오감으로 마주하고 하늘의 빛이 된 마지막을 함께 배웅했다.

"지난해 나전칠기를 만드시던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송방웅 선생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뒤이어 같은 해 양옥도 나전칠기 전수조교 장인도 이별하고 나니 함께할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조민경 청음예술단 대표가 연희자로 무대에 오른 뒤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고 생애 마지막까지 공방을 지키던 장인들도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슬퍼도 함께 슬퍼하고 그들의 유산을 함께 지키자는 의미는 공연을 보는 1시간 30분 동안 고스란히 전해졌다.

민속품 전시장에서 자주 봤던 경대(거울)·미선(부채)·자개·발 등을 무대 전면과 후면에 내세워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전통춤·풍물을 장면마다 배치해 장인들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숙연해지는 시간을 공유했다.

▲ 23일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시연장에서 열린 <열두 생: 열두 개의 생> 공연. 통영 12공방 장인들의 이야기에 미디어아트를 접목해 신비로움을 더했다. /청음예술단
▲ 23일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시연장에서 열린 <열두 생: 열두 개의 생> 공연. 통영 12공방 장인들의 이야기에 미디어아트를 접목해 신비로움을 더했다. /청음예술단

◇미디어아트 접목 복합 장르 구현 = 열두 생을 잇는 미디어아트 접목은 신비로움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하나의 점에서 출발한 빛은 선을 이루고 면을 만들어 공간을 채워 이야기 구성을 극대화했다. 놀플러스와 비움아츠 두 예술단체 협력으로 특수효과를 넘어 공연의 핵심 요소로 등장했다.

"통영 공방의 장인은 하루하루 삶을 귀하게 여기며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무엇보다 후대에 선물 같은 작품을 남겼지요. 밤하늘 별을 떠올리며 장인의 삶을 빛의 향연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기획을 맡은 김민수 감독은 공연예술과 미디어아트 결합으로 시간과 공간을 잇는 힘을 발휘했다. 2019년 초연을 선보인 이후 올해 두 번째 무대는 융복합 장르에 더 부합하고자 완성도를 높였다.

'열두 생'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뉴아트 창작공연사업에 뽑혀 예산을 지원받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차별화된 장르 개척에 힘쓴 결과물이다.

공연장을 찾은 허만경(58·창원 성산구) 씨는 "전통예술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공연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마치 영화를 한 편 보고 나온 것 같다"며 "통영의 장인들을 기억하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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