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민예총 노동축제 첫선
영상공모전·공연배달 호평

'당신의 일, 삶을 응원합니다.'

창원민예총이 주최하고 창원시가 후원한 '1회 창원노동문화축제'가 17일 본 행사를 열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창원 성산구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린 노동문화축제장에는 50여 명이 참석해 공모전 영상 감상과 수상자 인터뷰, 축하공연을 이어갔다.

김산 창원민예총 대표는 "창원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노동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라며 "전국에서 노동문화를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 가운데 의미 있는 시작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축제장에는 김영진·송순호 도의원, 노창섭 창원시의원, 장순향 창원문화재단 진해문화센터 본부장, 이유정 창원시 문화예술과장 등이 참석했다.

◇숨은 노동자 이야기 재조명 = 한바탕 웃다가도 노동자들의 삶을 전해듣는 목소리나 수기를 낭독할 때 많은 이들이 함께 울었다. 특히 '안전화'라는 제목의 일용직 노동자(필명 아지야)의 글을 읽을 때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장마가 길어지니 안전화에서 악취가 풍긴다. 단벌의 안전화 말릴 시간도 제대로 없다. 한 켤레 10만 원이면 일당이 날아가니 2000원짜리 신발 냄새 제거제면 충분하다고 아내에게 말하던 순간 그의 글 사이사이에 '소금꽃'이 폈다.

영상공모전에서는 신예슬 씨가 예방접종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하루를 담은 영상으로 대상을 받았다. 더위 속 장갑에 땀이 차도록 하루 800여 명의 시민을 문진하고 접종을 돕는 모습에 절로 숙연해졌다.

이 밖에 수선집을 운영하는 부부를 인터뷰한 김준희 씨와 노동자인 엄마의 삶을 기록한 김다은 씨가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일터 찾는 공연·시민 추천 노동자상 = 노동문화축제는 3개월간 지역 곳곳의 노동자와 시민 이야기를 발굴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 노동자입니다' 노동절 응모전을 시작으로 5월 노동자 영상·이야기 공모, 6월 찾아가는 예술공연 배달, 7월 노동포럼과 노래극 공연을 향해 달려왔다. 공모전에는 영상 22개 작품과 이야기 27개 작품이 접수됐고, 노동히어로 상에 9명의 노동자가 추천됐다.

우선 노동자 사연을 받아 찾아가는 예술 배달로 6월 29일 팔룡동 스마트업 타워 앞과 7월 1일 도청 앞에서 거리공연을 열었다. 이어 시민이 추천하는 노동 히어로상을 진행해 교통약자택시를 운전하는 김문협 씨, 이주민센터서 일하는 유용수 씨, 택배노동자 김대하 씨가 상을 받았다. 배민 기획단장 등이 일터를 방문해 상패를 전달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간식을 선물했다. 또한 7월 3일 노동 포럼과 10일 전태일 노래극 <불꽃> 공연 등을 이어왔다.

▲ 1회 창원노동문화축제가 17일 창원 의창구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렸다. 축하공연으로 청소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3인극 <같이 쫌 살자>를 선보이고 있다.  /박정연 기자
▲ 1회 창원노동문화축제가 17일 창원 의창구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렸다. 축하공연으로 청소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3인극 <같이 쫌 살자>를 선보이고 있다. /박정연 기자

17일 열린 1회 노동문화축제에서도 예술노동자들이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연주자 박영운, 소프라노 김민경, 베이스 장재석이 음악 무대를 선사하고, 배우 전안수·최현주·홍승이가 3인극 <같이 쫌 살자> 등을 펼쳤다.

이날 참석한 윤영미(48·창원 마산회원구 내서읍) 씨는 "곳곳에서 땀 흘려 일하는 분들 이야기를 듣고 노동자가 주인공이 되는 문화제가 창원서 열리니 뿌듯하고 기뻤다"며 "앞으로 2회 그리고 3회 지속해서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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