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협의회 중간보고서
제방유실·월류 원인 지목
13개 지구 하천 정비 필요
군 "잘못된 조사·오류"

지난해 여름 갑작스러운 합천댐 방류 등 운영 미흡과 더불어 하천 관리 부실도 합천지역 수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한 <합천댐 하류 수해원인 조사 중간용역 보고서>를 보면 합천댐 하류 피해지역 13개 지구 대부분 하천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천 관리 미흡으로 말미암은 제방 유실과 물이 넘친 월류, 배수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점을 수해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합천댐 운영 시나리오 분석 중 적정 시나리오를 적용한 부정류 수위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피해 지구별 원인분석을 한 결과다. 댐하류수해원인조사협의회가 한국수자원학회 등에 용역을 의뢰한 최종보고서는 의견수렴을 거쳐 이르면 7월 말 확정될 예정이다.

합천지역 홍수 피해가 발생한 13개 지구를 살펴보면 제방 월류 4곳, 제방유실 2곳, 기타 외수 유입과 취약시설, 내수 침수 등 7곳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임북지구는 외수 유입으로 배수시설이 침수된 유형이다. 보고서는 피해 직접적인 영향으로 배수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율진지구와 낙민지구 피해의 직접적인 영향은 하천 정비 미흡으로 지목됐다. 황강 본류 제방은 계획홍수위 이상으로 정비됐으나, 지류인 율곡천 제방과 낙민천 제방이 계획홍수위보다 낮아 월류와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기리지구는 제방공사 진행 중 월류로 침수가 발행한 경우다. 피해 구간은 설계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내천지구와 건태지구는 노후 제방에 구멍이 생기는 파이핑에 의한 제방 유실, 수위 상승에 따른 제방 월류가 생긴 경우다. 내천지구는 황강 본류 제방은 계획홍수위 미만인 미완성 제방이다. 건태지구는 황강 본류 제방은 계획홍수위 이상으로 정비됐으나, 상신천 하류 옹벽 구간에서 침투현상이 발생해 피해가 발생했다.

▲ 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합천댐 하류 지역 중 공사가 마무리된 건태지구 제방. /김태섭 기자
▲ 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합천댐 하류 지역 중 공사가 마무리된 건태지구 제방. /김태섭 기자

하신지구는 제방보다 낮은 교량 접속부 지점으로 월류와 침수가 발생했다. 하신교 접속부 지반 높이는 상류 제방보다 약 1.5m 낮아 교량 정비 미흡이 홍수피해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지목됐다. 다라지구, 죽고지구, 청덕지구, 고품지구는 배수시설 미비로 말미암은 배수배제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보면 국가하천인 황강에 하천기본계획상 하천정비를 해야 하는 계획구간은 총 14곳 지구다. 보고서는 지난해 홍수피해를 본 낙민지구 등 5개 지구는 계획구간에 포함됐으나 하천정비를 하지 않아 홍수피해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방하천 중 하천기본계획상 하천정비가 필요한 계획구간 낙민천 3곳, 상신천 1곳의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합천군은 보고서의 오류를 지적했다. 군은 조사용역 중간보고 결과에 대한 의견서에서 "당시 본 댐 방류량이 2700t이며, 보조댐 방류량이 2950t이었다"며 "홍수량을 2700t으로 잘못 산정했고, 그 이하 지점 지류하천 유입 증가량도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천시설물이 견딜 수 없는 측면을 보고서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수해 원인을 단순히 하천 관리 미흡으로 지적하는 것은 잘못된 조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수위를 분석하며 대부분 계획홍수위 이하로 언급하고 있는데, 내천·건태·기리마을 등이 침수되며 계획홍수위가 낮아진 것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만약 침수 지역이 없었으면 당연히 계획홍수위 보다 전부 높아졌을 것"이라고 했다.

합천군은 "보고서가 완성되기 전에 지구별 공론화와 정확한 원인분석에 따라 보고서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집중호우는 30년 강우강도였지만, 댐 방류로 말미암아 황강과 하천은 100년 빈도 이상의 홍수가 발생한 경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합천댐 하류지역의 응급복구는 마무리됐다.

국가하천인 황강은 부산국토관리청이, 지방하천은 합천군이 관리하고 있다. 배수시설 담당은 한국농어촌공사다. 부산국토관리청은 '황강하류권역 하천기본계획'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태지구 제방공사를 끝낸 합천군은 홍수기를 넘긴 10월에 낙민천 제방보강 사업 등을 발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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