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절감·기후위기 대응
사람·지구에 일석이조 효과
벽면·옥상 활용 고민 더해야

아파트 베란다 등에 붙여 사용하는 '미니태양광'은 더디지만 경남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창원 대원대동2차 안희순(65) 입주자대표회장은 동대표로 뽑힌 지난 2019년부터 같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미니태양광'을 홍보했다. 저녁 시간 1∼2분간이라도 꾸준히 스피커 방송으로 이 사업을 알렸다.

18일 창원시 환경정책과 자료를 보면 대원대동2차는 전체 148가구 가운데 78가구에 미니태양광이 설치돼 있다. 설치율 52.7%다. 가구 수로만 보면 창원에서 두 번째로 미니태양광을 많이 설치한 아파트다. 안 회장은 "한 달에 몇천 원이라도 절감되는 게 어디냐. 전기를 많이 쓸수록 이용자한테 득이고, 조그만 것이라도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미관을 해치거나 그런 것도 없었고, 설치비는 90% 가까이 지원받았다. 한 집에 5만 원만 냈다"고 말했다. 미니태양광 사용 경험은 주민들이 전기요금 절약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에 관한 관심을 키우는 계기도 됐다.

▲ 미니태양광 시설이 많이 설치된 창원 대원대동2차 아파트. /이동욱 기자
▲ 미니태양광 시설이 많이 설치된 창원 대원대동2차 아파트. /이동욱 기자

미니태양광은 햇빛에너지를 모아 실시간으로 발전·소비한다. 태양광 모듈과 고정 장치, 소형 인버터 등으로 구성돼 설치가 편리하다. 320W 용량 기준 가로 1.7m·세로 1m, 무게 20㎏이다. 콘센트에 꽂으면 바로 작동된다. 320W급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면 양문형 냉장고가 소비하는 전력량(월 35㎾h)을 생산한다. 이는 한국전력에서 공급하는 전기보다 먼저 사용하게 된다. 월 전기요금은 5800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경남도는 올해 공동주택 등 2000가구를 대상으로 미니태양광 보급을 추진 중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적(4702가구)을 보면 창원, 김해, 사천, 거제에서 많이 보급된 편이다. 설치비(320W 용량) 75만 원 정도 가운데 61만 원가량을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다. 같은 단지에서 10가구 이상이 함께 신청하면 설치비 5∼10%를 추가로 지원해준다.

미니태양광을 4년 정도 썼던 전홍표 창원시의원은 "미니태양광은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있지만, 시민실천 운동으로서도 의미가 있다"며 "한전도 일방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각도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도 "태양광 혐오를 극복하고, 미니태양광보다 효율이 더 높은 아파트 동남향 벽면이나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일도 하루빨리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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