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AI 대량 살처분 여파"
30개 기준 전국 소매가 7563원
어린 닭·사료 가격마저 급등
양계업계 정상화 엄두도 못내
재입식 지원 등 정부 대책 촉구

'금란'이라 불리며 상반기 내내 평년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한 달걀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양계업계는 살처분 여파로 말미암은 재입식 비용 급증, 보상금 부족 등을 꼽았다.

작년 11월부터 말썽이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4월 종식됐으나 산란계 대규모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지면서 집밥 필수 식자재인 달걀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AI로 살처분된 산란계 마릿수는 2993만 4000마리라고 밝혔다. 이는 2016∼2017년 AI로 살처분된 3787만 마리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달걀 가격은 1월 중순부터 급등한 채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7일 기준 달걀 30개 전국 소매가는 7563원으로 전년(5168원)보다 50%가량 높은 가격을 6개월째 형성 중이다. 같은 날 창원지역 소매가는 8030원이다.

업계는 살처분으로 말미암은 생산량 감소가 '금란'의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7492만 마리) 대비 6.3% 감소한 7023만 마리다. 6개월령 이상 사육 마릿수는 전년(5410만 마리) 대비 7.9% 감소한 4981만 마리다.

▲ 7일 도내 한 대형마트에 달걀 품절 안내가 붙어 있다.  /안지산 기자
▲ 7일 도내 한 대형마트에 달걀 품절 안내가 붙어 있다. /안지산 기자

달걀 생산량을 보면 6월 기준 4050만 개로 지난해 6월(4640만 개)보다 12.7% 감소했다.

총 마릿수와 6개월령 이상 계군 감소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추(6~12주 된 어린 닭) 입식마저 더디면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망이다. 그러나 산란계 농가는 입식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양계업계 관계자는 "생계를 위해 중추 입식을 하려 해도 살처분 보상금 규모가 적거나 가격이 너무 뛰어 입식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설령 중추 입식으로 생산에 탄력이 붙을 즈음이면 달걀 가격이 또 하락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상금 기준이 달걀 가격, 중추 가격 급등 이전으로 산정돼 손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생산량을 회복하려면 중추 입식이 필요한데 지난해 11월 마리당 최고가가 3800원이던 게 6월 기준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배가량 뛴 것이다.

설상가상 육성비용 등도 걱정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국제곡물 가격 상승 여파로 사료 가격도 뛰어 산란업계엔 이중고가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AI가 오기 전에도 도산 위기에 처한 산란업계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차원에서 재입식 지원 등 정부에 특단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달걀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화하고 개체 수가 회복되는 시기를 9월 이후로 점쳤다.

양계업계 관계자는 "정부 농산물 소비 쿠폰에 달걀을 포함한 것이 역으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어 가격 강세는 3분기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산란계 개체 수 회복까지 22주가량이 소요되므로 9월 이후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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