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된 배우들'주제 첫 상영
〈메소드 연기〉 등 3편 출품 호평
사전 매진·관객과의 대화 열기

지난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 '영화로운'이 6일 첫 번째 상영회를 열었다. 주제는 '감독이 된 배우들'. 이날 진주 엠비씨네 롯데시네마 2관에서 이기혁 감독의 <메소드 연기>, 김록경 감독의 <사택망처>, 손수현 감독의 <프리랜서>가 상영됐다. 세 작품은 배우 출신 감독이 만들었고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단편 영화가 상영된 후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의 정현아 씨가 사회를 맡아 이기혁·김록경·손수현 감독, 김휘규 배우에게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진행했다. 간간이 관객의 질문도 받았다.

이 감독은 <늑대의 유혹>(2004년) 등에 출연한 배우로 연출 데뷔작은 2019년 <출국심사>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인간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기 모습과 실제 자기 모습이 있다"며 "그런 인간의 본질적인 양면성을 재밌게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메소드 연기>에 출연한 이동휘는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운 인간 이동휘와 식욕을 참고 거식증 환자 연기를 해야 하는 배우 이동휘를 오가며 관객에게 코믹함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매니저 역을 맡은 김휘규 배우는 영화 <눈치돌기>를 본 이동휘 배우가 "보석 같은 배우를 찾았다"며 이 감독에게 적극 추천해 출연했다.

▲ 영화로운이 주최한 '영화로운 상영회'에서 감독과 배우, 상영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화로운
▲ 영화로운이 주최한 '영화로운 상영회'에서 감독과 배우, 상영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화로운

사천 출신인 김 감독은 2004년부터 배우로 활동하며 다수 영화에 출연했다. 2016년 <연기의 힘>으로 감독 데뷔했다.

이번 영화는 몸이 마비된 련과 아내를 보살피는 남편 경의 이야기다. 남편은 사람의 다리를 먹어야 아내의 병이 낫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경은 아내를 위해 살인을 하고 련은 남편을 위해 다리를 먹는다. 이를 본 한 관객은 "숨쉬기 힘들었다"고 표현했다.

김 감독은 수긍하며 "혹자는 관객에게 팝콘도 못 먹게 하는 영화라고 했다"며 "인간은 가족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지만 본질적으로 봤을 때 가족이 아닌 본인을 위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고 두 인물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2014년부터 배우로 활동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연출작으로 배우로도 출연한다.

"2019년을 엉망으로 보냈는데 이렇게 마무리할 수 없었다. 혼자 술을 먹다가 갑자기 노래를 만들었고 영상으로도 만들고 싶었다. 영화는 직업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다. 제 직업도 커다란 의미에서 프리랜서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이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 감독의 작품을 제외한 두 작품은 감독 본인이 연출과 배우를 맡았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어려운 점은 없었냐"고 물었다.

김 감독은 "배우 김록경을 믿자고 스스로 생각하고 작업했지만 이번 작품을 계기로 감독과 배우는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고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후 다른 작품에서 목소리만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손 감독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예산이 적어 정해진 시간 안에 찍어야 했다"며 "분명히 로케이션 장소를 보러 갔을 때 조용했는데 바로 옆에 사무실 있는 걸 체크 못해서 스태프들에게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는 사전에 매진될 정도로 영화팬의 관심이 뜨거웠다. 감독과 배우는 "역시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된다"며 이날 행사를 반겼고 관객도 "지역에서 보기 드문 상영회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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