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연장 끝에 깜짝 우승
"그날 떠올리면 자신감 생겨"
내일 LPGA US여자오픈 출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유소연(31)은 10년 전 US여자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후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유소연이 10년 만의 US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유소연은 2011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회원도 아닌 한국의 21살 선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는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유소연은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서희경(35)과 동타를 이뤘고, 3개 홀에서 벌인 연장전에서 버디 2개를 잡아 승리했다.

유소연은 4일(한국시각)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

10년 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LPGA 투어는 2일 홈페이지 기사에서 "2011년 서울에서 온 단발머리 유소연은 영어를 잘하지 못했고 미국에서 활동하고 싶은지도 확신하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의 유소연은 편하게 말아 올린 머리에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골프장에 있다. 세계랭킹 1위도 했고 '올해의 선수'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도 새겼다. 2017년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또 한 번의 메이저 우승을 거뒀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영어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유소연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호텔에서 미국골프협회(USGA) 홍보 물품을 봤다. '게임을 바꿀 뿐 아니라 인생을 바꾸는 것'(It's not just a game changer. It's a life changer)라는 글이 있었다. 맞는 말이다. US여자오픈 우승은 내 인생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미국에서 이렇게 오래 뛸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미국에서 삶은 한국의 삶과 조금 다르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LPGA 투어에서 뛰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 골프를 더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6월 인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그린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6월 인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그린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전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유소연은 "미국에서 결혼한다면 브로드무어에서 한다고 늘 생각했다. 나에게는 항상 특별한 장소"라고 했다.

또 "힘든 상황에 놓이면 늘 2011년을 떠올린다. 나는 72번째 홀에서 꼭 넣어야 하는 버디 퍼트를 넣었다. 지금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며 US여자오픈이 갖는 각별한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2017년 미국 골프하우스와 USGA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챔피언 홀'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했다며 "전율이 일었다. 내 이름이 로리 매킬로이를 비롯한 다른 우승자와 함께 있었다"며 "내가 역사의 일부가 됐다는 것"이라고 기뻐했다.

LPGA 투어는 유소연에게 변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LPGA 투어는 "미소는 변하지 않았다"며 "유소연은 골프 역사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 중 하나로 남아 있다"며 유소연의 인성을 칭찬했다.

유소연은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대단한 행운이었다"며 "다시 우승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올림픽 클럽은 난코스로 꼽힌다. 그러나 유소연은 "코스를 이기려고 하지 않고, 코스가 나에게 시키는 것을 할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도전을 즐기게 한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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