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개발 중요 토대인 유전자 데이터
세계 강국 이미 막대한 예산 투입해 수집

2013년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유방을 모두 잘라낸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유방암 발병비율이 87%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2년 전인 2011년 10월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유전자 검사를 받는다. 췌장암 투병 중이던 잡스는 자신의 유전자를 분석해 최적화된 치료법을 찾으려고 했었다.

인간의 유전자 데이터 지도가 완성된 것은 2003년이다. 게놈지도 연구에 착수한 지 13년, 3조 2000억 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 뒤였다. 그래도 여전히 검사비용은 비쌌다. 스티브 잡스는 10만 달러, 우리 돈 1억 2000만 원을 지불해야만 했다. 지금은 50만 원만 내면 개인의 기본정보를 1주일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내 주위에도 미국의 '23andMe'에 의뢰해 검사 결과를 받아본 사람이 몇 명 있다. 이 회사는 개인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병을 사전적으로 예측, 대응하고 여기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개인맞춤형 의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꿈이라고 할 수만도 없는 것이 올해 초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청)는 이미 개인별 맞춤 의약품 개발을 촉진하겠다고 나선 바도 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인간의 유전자 데이터 수집이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각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바이오뱅크'를 만들고 자국민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국내 여러 곳의 대학병원에 도입되어 있다. 최근 그 가운데 한 곳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병원은 데이터를 모두 제공하는 조건으로 무료로 받았다." 데이터는 환자의 성별, 연령, 질병에 대한 '왓슨'의 진단, 인간 의사와의 비교 결과, 처방과 결과를 모두 포함한다. '왓슨'은 이런 식으로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확해진다. '왓슨'뿐만이 아니라 인공지능은 데이터 싸움이다. 데이터를 많이 모아 제공하고 학습시킬수록 기능이 급격히 향상된다.

정보통신기술분야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가 냉장고를 공짜로 주고 사용자 데이터를 모아 팔면 이익이 최대 5배 더 발생한다고 한 것이 벌써 6년 전이다. 1896년 7월은 동학혁명이 실패로 끝나고 전봉준과 손화중 등 혁명 지도부가 처형당한 1년 반 뒤이다. 이때 고종은 동양 최대 금광이던 평안북도 운산금광 채굴권을 미국인 모스에게 팔아넘긴다. 혁명의 뒤처리 비용을 위해 막대한 외국돈을 고리채로 빌려 썼기 때문이다. 독일, 영국, 러시아, 일본에도 그랬다.

지금 레거시 미디어(전통 매체)들이 입을 모아 찬양하는 이스라엘 백신이 그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4월 중순 기준 이스라엘의 코로나 사망자는 6300여 명,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는 한국의 무려 22배가 넘는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백신을 비싸게 사는 데 더해서 데이터를 모두 제약사에 넘기기로 계약을 맺는다.

한 네티즌의 글은 이렇다. "이스라엘은 자국민 접종 데이터를 화이자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백신을 공급받았죠. 만약 우리가 그랬다면 국민을 생체실험한다고 난리 났을 걸."

4월 말의 1주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확진자는 한국 650명, 백신이 남아돌 정도이고 떠받드는 미국은 5만 1465명이다. 인구를 감안하면 한국에서 하루 8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야 같은 비율이 된다. 그런데도 한국은 비난을 받고 미국은 찬양 대상이 되는 것은 20만 명을 웃돌던 미국의 확진자가 겨우 5만 명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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