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통영시·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섬택근무' 운영협약
공단 직원들 두미도서 3년간 주 3일 근무…섬 가치 재발견

회사가 아닌 외딴 섬으로 출근해 근무하는 '섬택근무'가 현실화했다.

경남도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통영시는 4일 오후 통영시 욕지면 두미도 북구마을에서 스마트워크센터 개소식과 함께 섬택근무 운영협약을 했다.

협약에 따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직원들이 일주일에 3일 정도 '두미도'에 머물며 업무를 본다. 이름도 생소한 섬택근무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두미도 북구마을 청년회관 사무실을 통영시가 리모델링해주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임차해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해 직원 사무실로 쓴다. 직원들은 마을 방문객 등이 이용했던 2층 경로당 건물을 숙소로 사용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직원들은 다음주부터 3년 동안 두미도에서 팀, 사업 단위 3∼4명 정도씩 섬택근무를 한다.

두미도와 육지 사이에는 해저를 통해 인터넷 회선이 잘 깔려 있어 인터넷, 컴퓨터 사용에 제약이 없다.

▲ 경남도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통영시는 4일 오후 통영시 욕지면 두미도 북구마을에서 스마트워크센터 개소식과 함께 섬택근무 운영협약을 했다. /중진공
▲ 경남도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통영시는 4일 오후 통영시 욕지면 두미도 북구마을에서 스마트워크센터 개소식과 함께 섬택근무 운영협약을 했다. /중진공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불필요한 외부간섭이 적어 업무 집중도,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섬 재생사업인 '살고 싶은 섬' 정책을 추진하는 경남도가 주도적으로 섬택근무를 시도했다.

진주 혁신도시에 입주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 중진공은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원격근무 시스템을 활용해 팀, 사업 단위로 근무가 가능하다. 또 신규 사업 발굴이나 아이디어 개발, 전략수립 등 단기간 협업과 집중이 필요한 업무 수행과 온라인 교육 수강과 같은 직원 자기계발 활동 등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재택근무를 넘어서 섬택근무지로 첫 발걸음을 시작한 계기는 섬이 오가기 힘든 오지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히려 활용 가능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섬 주민과 공동체를 이뤄 섬주민으로 살아보기 △가고 싶은 섬이라는 이미지 개선 △대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의 근무장소로 최적이라는 공간 공유의 개념 접목 △섬에서 낡아가는 공간의 재활용과 마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 등도 작용했다.

직원들이 상주하게 될 섬택근무 사무소는 중진공 외에 다른 기업들의 신청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섬택근무는 확대될 것으로 경남도는 전망했다.

한편, 두미도는 통영항에서 뱃길로 1시간 이상 걸리는 섬이다.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두 번 배가 오간다. 한때 8개 마을이 있었고 초등학교가 두 곳이나 될 정도로 인구가 많았지만, 현재는 70가구에 주민 100여 명이 남구·북구마을을 중심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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