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사 확보 수수료 연쇄 인하
판매대금 조기 정산 등 편의도
상인 "아직도 진입 장벽 높아"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대세 플랫폼으로 떠오른 네이버, 11번가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가 소상공인 유치를 위해 수수료 인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지난해 대형 유통업체 실질 수수료율을 보면 TV홈쇼핑(29.1%), 백화점(21.1%), 대형마트(19.4%), 아웃렛, 복합쇼핑몰(14.4%), 온라인쇼핑몰(9%)이다.

온라인쇼핑몰이 대중화되지 않던 시절엔 백화점 등 현장 판매처, 온라인에서는 홈쇼핑이 대표적인 판매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이커머스가 대세로 떠올랐다. 소비자가 비대면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판매자들은 판매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쇼핑몰에 발을 들이고 있다.

올해 3월 업태별 매출 비중을 보면 온라인이 47.9%를 차지한다. 백화점 18.9%, 대형마트 15.2%, 편의점 14.9%, 준대규모점포(SSM) 3.1%에 머물렀다.

온라인쇼핑몰 성장세가 강해지면서 초창기에는 수가 많지 않던 이커머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커머스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체 상품 외 소상공인 등 입점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데 이를 두고 업계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었다.

이커머스 '위메프'는 포털 방식의 업계 최저 수수료인 2.9% 정책을 지난 22일부터 시행했다. 기존 이커머스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차등 수수료 방식(의류, 도서 등 품목마다 다른 수수료)이 아닌 일괄 정률 수수료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티몬'도 지난달 -1% 수수료를 내놓으면서 소상공인 유치에 나섰다.

이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네이버, 쿠팡 등 상위 업체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세력이 약한 이커머스들이 점유율 방어를 위해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 판매대금 조기 정산 등 소상공인의 편의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판매대금 조기 정산으로 소상공인의 빠른 자금 회전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11번가 등도 판매대금 조기 정산으로 친소상공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판매 중개만 하는 이커머스와 달리 대다수 직매입하는 쿠팡은 정산 주기가 2달 가까이 소요되는데 이 점을 파고들어 소상공인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소상공인업계는 두 자릿수대 수수료를 받던 홈쇼핑 등을 벗어나 다른 대안이 생겨난 데다 수수료도 깎아주는 친소상공인 정책이라며 이커머스의 수수료 경쟁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규모가 작고 판매 수량이 적은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오히려 이커머스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하고, 판매하는 게 더 가성비 좋다는 입장이다.

창원에서 아동복을 판매하는 ㄱ(36) 씨는 "이커머스에 입점하려면 각종 입점비나 여러 유지비가 필요하다"며 "인스타그램 등 SNS로 판매해도 수요가 비슷하고 수수료가 없어 더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중년층에게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1년 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창원의 한 꽃집 사장은 "소상공인 온라인몰 입점 관련 공부를 해 플랫폼에서 꽃 배달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 능숙하지 않은 중년층을 위한 컨설팅도 있으나 정작 운영단계에서 차질을 겪을 수도 있다"며 온라인 격차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소상공인은 비대면 시대에 도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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