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혁 부상 등 중원 자원 부족
부천전서 미드필더 자질 엿봐
체력·패스능력 바탕으로 활약

채광훈이 또 다른 중원 해결사가 될 조짐이 보인다.

설기현 경남FC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부상 공백에 머리가 아프다. 시즌 초반 고경민을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했지만 공격수 출신의 그가 중원에서 궂은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좌우로 이어지는 패스는 장혁진 홀로 도맡아야 했다.

남해에서 치른 겨울훈련에서 부상을 당했던 임민혁이 회복하면서 중원 안정감을 찾았던 경남은 다시 부상으로 그를 잃었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뽐냈던 임민혁이 왼쪽 다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최대 3개월 이탈한 가운데 이우혁, 김형원 등 자원이 있지만 본인의 색채와는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탓이다.

지난 부천FC 1995와 치른 경기에서 설 감독은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기존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던 채광훈을 장혁진 파트너로 내세운 것이다. 채광훈은 임대로 영입된 측면 수비수 김주환에게 밀렸지만 미드필더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측면 수비수가 보여줄 수 있는 패스실력과 더불어 김동진, 김주환과 함께 측면 수비를 이어갔다. 또 중원에서 장혁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활발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도 했다.

▲ 지난해 6월 채광훈(왼쪽)이 강원과 포항 경기에 강원의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해 상대와 몸싸움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 지난해 6월 채광훈(왼쪽)이 강원과 포항 경기에 강원의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해 상대와 몸싸움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설 감독의 걱정을 단숨에 해결한 채광훈은 다음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설 감독은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지도 못했고, 자신이 주로 뛰던 포지션이 아님에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현재 팀 미드필더에 부상 공백이 많아 임시방편으로 채광훈을 투입했는데 지시한 역할을 능숙하게 해냈다"며 "현재 팀 미드필더에는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측면 수비수는 기본적인 체력이 뛰어나고 웬만한 미드필더 수준 패스실력을 갖추고 있다. 채광훈이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측면 수비수가 공격적으로 나간 뒤 역습을 허용할 때 공간을 잘 메꿔줬다"고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며 칭찬했다.

부천은 객관적 전력에서 경남보다 한 수 떨어지는 팀이 맞다. 그럼에도 이번 한 경기에서 채광훈은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다. 경남이 채광훈을 영입할 당시 바랐던 '마지막 퍼즐'의 모습을 미드필더 자리에서 보여준 셈이다.

채광훈 활약상에 고무된 설 감독은 변수가 없다면 다음 경기에서도 선발로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임시방편으로 내세운 채광훈이 수비력에서 고민이 깊은 경남의 또 다른 해결사가 될지, 한 경기 반짝 활약에 그칠지 오는 5월 2일 김천상무와 경기에서 판가름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