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직장생활·길어진 수명…다단계 삶 제대로 된 준비 관건
노동부 학원비 지원제도 운영…지난해만 90만 명 발급 '호응'

과거에는 '배우고 일하고 퇴직하는' 3단계 삶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짧아진 직장 생활과 길어진 수명으로 '배우고 일하고 퇴직하면, 다시 배우고 일하고 퇴직하는' 다단계 삶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런 다단계 삶에 대해 영국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 린다 그래튼과 앤드루 스콧은 <100세 인생>이라는 책에서 "제대로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면 장수는 저주가 아니라 선물이다. 기회로 가득 찬 시간이라는 선물이 있는 인생이다. 이러한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사용할 것인가는 길어진 삶의 핵심적인 대책"이라고 했다.

따라서 중년의 퇴직자도 마냥 쉬기보다는 동네 학원이라도 찾아 새로운 기술을 익히도록 하자.

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퇴직으로 소득이 단절된 상황에서 한 달에 수십만 원 학원비는 큰 부담이다. 이럴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바로 고용노동부에서 운영 중인 '국민내일배움카드' 제도다. 이 제도는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카드 발급일로부터 5년간 3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학원비를 지원해 준다.

다만, 학원비는 직종별 취업률에 따라 15%에서 55%만큼의 자기부담금이 부과된다. 그리고 만 75세 이상, 연매출 1억 5000만 원 이상 자영업자, 월평균 급여 300만 원 이상인 45세 미만 대기업 종사자, 현직 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직원, 졸업예정 학년이 아닌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카드 신청은 거주지 고용센터나 온라인 직업훈련포털(HRD-Net)에서 하면 된다.

신청 후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 제휴카드사의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계좌로 지원비가 입금되고, HRD-Net을 통해 훈련과정과 학원을 선택한 후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훈련 과정도 다양하다. 중·장년층에서 인기가 높은 3D프린터 기계가공,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핀테크 응용SW개발, 특수용접, 냉동공조관리, 공동주택 회계실무, 바리스타 자격증 등의 과정을 포함해 무려 1만 4000개가 넘는 훈련과정이 지역별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재직자와 구직자 모두 신청할 수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카드 발급자 수는 90만 명을 넘었고 직업훈련을 받은 인원도 55만 명이나 된다.

특히 이 제도를 활용해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 구직자가 많은데 '2020년 국민내일배움카드 수기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모(59) 씨도 여기에 해당한다.

김 씨는 재직 중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전기기사 훈련과정에 참여했다. 꾸준한 노력 끝에 전기기사 등 3종의 자격증을 취득한 후 퇴직과 동시에 백화점 전기관리직 재취업을 거쳐 현재는 주상복합빌딩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중이다.

끝으로 2015년 103세로 세상을 떠난 호서대 설립자 고 강석규 박사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 고 강석규 박사는 95세에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이런 글을 남겼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이었다. 만일 내가 65세에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하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른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한다. 그 이유는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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