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하이트진로, 저도 선호에 상품 다양화…무학·대선 "계획 없어"

롯데주류에 이어 하이트진로가 16.5도 소주를 출시하면서 도수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무학, 대선 등 주류기업은 인하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2일부터 '진로' 소주의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낮춰 생산하고 있다. 기존 생산분이 다 팔리면 순차적으로 새 제품을 판매한다.

하이트진로는 저도주 선호 흐름이 확산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수요를 잡으려 알코올 도수를 낮췄다고 했다. '참이슬'이 16.9도인 만큼 진로의 도수를 낮춰 상품 다양화도 노렸다.

소주업계는 '진로'의 도수 인하를 두고 16.5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롯데주류는 올해 1월 중순 주력 소주인 '처음처럼'의 도수를 16.5도로 낮추며 16.9도로 굳어진 저도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벼운 집술과 혼술족이 증가하면서 저도주 바람은 더욱 세지고 있다. 소주업계도 이런 흐름에 주력 소주의 저도주화에 힘을 싣고 있다.

소주업계 양강으로 불리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주력 소주의 도수 인하를 했지만 지역 소주업체는 주력 상품의 도수 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무학 관계자는 도수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대선주조 관계자도 "2019년 16.7도 '고급소주'를 출시한 바 있는데 지금은 그보다 낮은 도수로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저도주 시장은 무학이 2006년 16.9도로 대폭 낮춘 '좋은데이'를 내놓으며 시작됐다. 당시 20도에 머물렀던 처음처럼, 참이슬에 비해 '좋은데이'는 순해도 소주맛이 그대로라는 이점으로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2012~2013년에는 전국 소주 점유율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저도주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롯데주류의 '처음처럼'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진로' 등도 2019~2020년 들어 도수를 16.9도로 낮추는 등 소주업계에서도 해마다 도수를 낮추며 점유 경쟁을 하고 있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도수가 평균 20도를 기록하던 2000년대만 해도 소주업계에서는 도수가 더 낮아지면 소주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며 "주소비층이 부드러운 술을 원하고 홈술, 혼술 등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 따라 도수는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