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경남도의회 의원 /경남도의회
신상훈 경남도의회 의원 /경남도의회

스물아홉 살, 최연소 도의원

신상훈(더불어민주당·비례) 도의원은 젊다. 올해 스물아홉 살, 제11대 경남도의회 최연소 의원이다. 도의회 의원실에서 만난 그는 과연 젊은 의원답게 유쾌하면서도 진취적이었다.

신 의원은 인제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민주당 경남도당 청년위원장이다. 신 의원은 어떤 계기로 정치와 인연을 맺게 됐을까.

“대학 새내기 때인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님이 서거했습니다. 무작정 봉하마을로 향했죠. 3시간 넘게 기다려 조문을 했었습니다. 전역 후에는 학보사 기자 신분으로 다시 봉하마을에 갔었습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유력 정치인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당시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본부장이 김경수 지사였습니다. 봉하마을에 온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제 연락처를 받아줬고, 인터뷰에도 응해주셨습니다. 그 인연으로 김 지사가 국회의원 땐 비서로 일을 하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존경하는 정치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신 의원은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독일 통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리 브란트 총리를 꼽았다.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에 가서 무릎을 꿇었던 장면은 외교를 책임지는 국가 수장의 참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통일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님과는 큰 인연은 없지만, 노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고 있잖습니까.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셨습니다.”

신 의원에게 지방분권이 활성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신 의원은 ‘온돌론’으로 되받으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무덥습니다만(웃음), 온돌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아랫목이 따뜻해야 윗목도 따뜻해지는 법입니다. 지방이 잘살아야 우리나라 전체가 잘살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중앙으로, 서울로 모든 것이 쏠리는 상태로는 아무리 좋은 정치인이 나와도 지방자치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명실상부한 지방정부 형태를 담보할 수 있는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 의원은 도의원이라는 ‘직업으로서의 정치’가 재밌다고 했다. 진득하게 앉아서 연구하는 ‘엉덩이가 무거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난해 7월 첫 제356회 임시회 준비 땐 지난 회기 회의록을 모두 섭렵할 정도로 ‘열공’했다고 한다. 1년이 지난 소회는 어떨까.

“1년이 지났지만, 날마다 새롭습니다. 도의원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랄까요. 선출직 정치인들에게는 이러한 무게감, 부담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든 긴장하고 있어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피하지 않고 즐기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님들과는 지금까진 협치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속한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을 한국당 박우범(산청) 의원님이 맡고 있는데,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분입니다. 항상 소통을 강조하시면서 다툼보다는 합의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1년은 ‘허니문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양 당 사이에 대립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도민들에게 싸우지 않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의회는 결국 치열하게 토론을 하는 곳 아닌가 싶습니다. 싸울 일이 있다면 치열하게 싸우겠습니다.”

신상훈 경남도의회 의원 /경남도의회
신상훈 경남도의회 의원 /경남도의회

“빠른 시일 내에 최연소 도의원 타이틀 깨지길 바란다”

신 의원은 청년비례로 당선한 만큼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난 1년 동안 청년 주제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청년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문제는 저와 제 친구들의 문제입니다. 우리 청년들 사정이 여러모로 어렵다 보니, 정치를 멀리하고, 심지어 정치를 혐오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청년 실업 문제가 무엇보다 해결되어야 합니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 보니 모두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직장만 찾습니다. 저와 같은 평범한 20대도 정치를 잘할 수 있다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투표로, 정치로 청년들의 삶이, 세상이 많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습니다. 청년 문제 해결이 의정활동 첫 번째 목표입니다. 청년부서 신설과 청년센터 건립 등으로 청년정치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투표하면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게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선거연령도 만 19세 이상에서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청년 정치 참여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가 가진 ‘최연소 도의원’ 타이틀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깨지길 기원합니다.”

신 의원은 앞으로 청년을 넘어 모든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을 고민하고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7월 9일 제365회 경남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 인사동에 ‘경남갤러리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경남은 미술과 관련해 조각가 김종영과 문신, 서양화가 전혁림과 한국화가 박생광 등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문화예술지원이 부족해 좋은 인재들이 경남을 떠나고 있습니다. 미술인이라면 전시회를 인사동에서 열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만, 인사동 갤러리 평균 대관료가 1주일 기준 600만 원을 호가해 작가 대부분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사동 갤러리 건물을 임차해 경남도만의 공간을 만들고 저렴한 대관료로 지역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경남갤러리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신상훈 의원이 지난 3월 25일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들과 사천전망대를 방문해 현지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신상훈 의원이 지난 3월 25일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들과 사천전망대를 방문해 현지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젊은 파란, 이어나가겠다”

신 의원은 동남권신공항 대책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김해신공항은 안전, 소음, 확장성 등 여러 방면에서 관문공항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제가 사는 김해 지역 문제이기 때문에 부위원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공항 문제가 최근 국토부에서 국무총리실로 이관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특위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또 특위가 종료되더라도 신공항 문제는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겠습니다.”

신 의원에겐 최근 ‘경남FC 홍보대사’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의 제안으로 ‘경남FC 주중 경기 반값 할인’ 이벤트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7월 9일 경기에 이어 8월 23일 수원삼성 창원 홈경기도 절반 가격에 관람할 수 있게 됐다. 경남FC 홈경기 관람료는 일반석 기준 성인 1만 원이다. 반값 할인 이벤트는 W석을 제외한 전 좌석을 대상으로 하며 원정팀 관중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체육 쪽은 제가 의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뒀던 분야입니다. 특히 우리 경남은 축구(경남FC), 야구(NC다이노스), 농구(LG세이커스) 등 우리나라 3대 프로스포츠팀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야구, 농구는 연고지가 창원이고, 기업이 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경남FC는 도민이 직접 출연한 도민구단입니다. 제가 경남FC에 애정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더욱 많은 도민께서 경남FC와 축구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주중 경기 반값 할인을 제안했습니다. 경남도 체육지원과는 물론, 경남FC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반값 할인이 현실화됐습니다. 지난 7월 9일, 화요일 경기임에도 3000명이 넘는 분이 함께했습니다. 앞으로도 경남FC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

끝으로 그는 초심을 강조했다.

“등원 1년, 이제 겨우 ‘한 바꾸’ 돌았습니다(웃음). 젊은 사람 하나 도의회에 들어왔다고 경남과 세상이 확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제가 도의회에 들어온 이유를 제대로 실현해 나가고 싶습니다. 잘못하는 게 있다면 따끔하게 지적해주십시오. 지난 1년 경험을 더하면서도 젊은 참신함을 잃지 않는 의정활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속되는 ‘젊은파란’을 주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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