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동안 허리를 구부리고 쉴 새 없이 일한 여성과 장시간 운전을 한 남성들이 명절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단순 명절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다리와 엉덩이까지 통증이 내려올 경우 척추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

대표적 퇴행성 척추 질환 '척추관협착증'

척추뼈 뒤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것을 척추관이라고 부른다. 디스크 다음으로 흔한 질환인데,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노화로 인해 척추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인대와 디스크, 관절 등이 퇴행하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노화와 함께 폐경이 오고, 호르몬의 변화로 인대가 늘어나 척추관협착증이 남성에 비해 더 잘 발생한다.

주로 허리와 엉덩이 통증부터 시작해 점차 허벅지가 당기고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린감을 느낀다. 허리를 바로 펴기가 힘들고 밤에 잘 때 쥐가 잘 나기도 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고, 심한 경우 10분 이상 걷기가 힘들다. 마비 증상이나 대소변 장애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주변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는 노인분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신경 통로가 넓어지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비수술 주사치료, 수술은 전체 환자의 약 10%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으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경미한 경우 보존적 치료만으로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비수술 주사치료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 고주파 수핵성형술 등이 있다.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신경성형술은 국소마취 후 꼬리뼈를 통해 특수 카테터라고 하는 가느다란 관을 문제가 있는 병소까지 정확하게 위치시킨 후 염증 제거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신경성형술 치료를 한 단계 향상시켜 협착 부위에 카테터를 이용해 풍선을 직접 넣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풍선확장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치료는 시술시간이 짧고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5분 이상 걷기가 힘들고, 비수술 치료로 효과가 없을 때, 허리디스크가 동반되어 신경학적 결함이 뚜렷할 때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신경다발을 압박하는 뼈를 제거해 척추관을 넓혀주는 신경감압술과 척추 마디를 고정시키는 척추체 유합술 등이 있다. 환자의 나이와 증세, 부위, 통증 원인에 따라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으며 사전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인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평소 생활 습관 개선과 운동으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고, 허리 질환과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잠을 잘 때도 척추의 활 모양 곡선이 유지되도록 낮은 베개를 종아리 아래 받치고 자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 숙이기보다 무릎까지 굽혀서 물건을 들어 올린다.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은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하고, 틈틈이 허리를 곧게 펴는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 근육을 풀어준다. 나이 들수록 걷기 등을 꾸준히 하며 체중 조절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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