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식습관의 변화, 운동부족,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의 증가, 비만 등의 문제로 인하여 뇌혈관질환의 빈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혈관성 질환의 빈도증가와 함께 각종 언론매체에서 쏟아지는 정보로 (실제 잘못된 정보도 많이 있다) 일반인이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해도 될 지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아스피린의 심각한 부작용 ‘출혈’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것에 대하여 의문을 가져야 한다.

약이란 무엇인가? 약은 병을 가진 사람에게는 유용한 측면이 있으나, 부작용 또한 항상 따라다닌다. 부작용에는 소화 장애와 같은 경미한 부작용도 있으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부작용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스피린은 심각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출혈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혈액중의 성분인 혈소판은 몸에 상처가 생길 경우, 지혈을 담당하며, 우리 몸의 혈관이 손상되어도 혈소판이 지혈작용을 하게 된다. 죽상경화증(동맥경화증)은 20~30년 이상을 두고 서서히 자라서, 혈전성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며, 중년기 이후 보통 더 심해지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이 그 과정을 악화시킨다. 

콜레스테롤 중에서 혈중 HDL 콜레스테롤이 낮고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더 잘 생기게 되며, 오랜 기간의 흡연 또한 죽상경화증과 관련되는데 이는 HDL을 낮추고 혈류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경화된 혈관의 변성이나 혈관 벽의 출혈은 내피세포에 손상을 주어서 혈소판이나 섬유소가 그곳에 부착하게 되며 피떡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혈소판 기능을 억제하는 것이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막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이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cyclo-oxygenase 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thromboxane A2, 혈관을 수축시키는 phosphodiesterase 이라는 물질의 형성을 억제하게 되며, 혈소판의 응집기능을 떨어뜨려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막게 된다. 

저용량의 아스피린이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한 논문은 사실 좀 오래된 것이고, 오히려 위험한 출혈의 빈도가 많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즉 아스피린을 복용함으로써 뇌경색(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은 낮아지나, 그 효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경미하고, 오히려 뇌출혈이나 위장출혈 같은 더 위험한 부작용으로 인하여 위험해 질 수 있다. 뇌경색의 경우에도 열공성 뇌경색이나 뇌실주위 백질 변화가 있는 경우, 아스피린 투여는 뇌경색의 예방에 따른 이익보다 출혈에 의한 부작용이 더 심하다는 보고도 있다.

혈관질환은 꾸준한 관리가 최고의 예방법

결론을 말하자면 위험인자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 아스피린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부작용의 위험이 크므로 신중해야하며, 꼭 복용해야 한다면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하여 출혈 위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실 혈관질환의 예방은 건강한 식습관, 운동, 당뇨, 혈압관리, 고지혈증 관리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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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심근경색으로 꼭 먹어야 하는 경우에도 병의 진행상황이나, 형태에 따라 선택하는 약의 종류가 바뀔 수가 있다. 따라서 의사의 정확한 판단에 의한 약물 선택과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다.

혈관질환이 걱정된다면 약국에서 아스피린을 사기 전에 내가 위험인자가 있는지 검사해 보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스피린은 건강보조식품이 결코 아니다.

/정재익 삼일정풍병원 신경과전문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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