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재'는 옛날 내륙지방 사람들이 남쪽 해안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위해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였다고 합니다. 이 굽이굽이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 정도로 오묘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면도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오도재'를 검색하면 '아이들 태운 채 버스 전복…빠른 판단이 참사 막아'가 가장 최근 기사로 뜹니다. 학생들 태운 대형버스가 브레이크 파열로 위험을 맞았지만, 운전기사·인솔교사의 침착한 대응으로 큰 화는 면했다는 기사입니다. 계속된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다 보니, 대형버스 같은 경우 브레이크 파열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오도재. /박민국 기자

저희는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두 번 이곳을 찾았습니다. 오를 때에는 9인승 밴이 아주 힘겨워하는 탓에 "마티즈 몰고 왔으면 못 오를 뻔 했다"는 잡담을 나눴습니다. 내려갈 때에는 '이런 길에서의 브레이크 사용법'에 대해 얘길 나눴습니다.

차 한대가 오도재 길을 힘겹게 오르고 있네요. /박민국 기자

오도재 정상에는 사진 촬영 지점이 별도로 마련해 있습니다. 저희가 해질 무렵 처음 찾았을 때는 몇몇 사람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좀 지나면 자리를 비킬 것이라 생각했는데,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한 채 잡담하고 있었습니다. 야간 궤적 촬영 중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도재에서 야간 궤적 촬영 중인 사진 동호회 사람들. /남석형 기자

다음 날 다시 찾았을 때도 몇몇 사람이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사진 동호회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그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기이한 모습을 한 오도재는 사진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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