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딸도 안 준다는 바로 그 물때…끝들물 초썰물 이어지는 최상의 시간

   
 
 
낚시에 대한 우리 기대도 자꾸만 무르익어간다.

푸른 하늘 아래 바닷물은 마치 우유에 옥가루라도 뿌려 휘저어놓은 것처럼 환상의 비췻빛물색을 보여주며 나를 흥분시킨다.

북서류의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고 약간의 너울 파도가 치고 있지만, 이 또한 우리 낚시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것이다.

어찌 이런 날 낚싯대를 드리우지 않을 것이냐? 자고로, 새벽 물때와 해질 무렵, 그리고 물돌이를 놓치는 낚시인에겐 딸도 주지 마라는 속설도 있다. 아는지 모르겠지만…ㅎㅎㅎ.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오후 출조에 끝들 물과 초 썰물이 이어지고, 환상의 물색을 보여주고 있으니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자그마한 곶 부리와 홈통을 끼고 있어 본류가 약해지면서 지류를 만들어주는 수심 6m 전후의 여 밭에 자리를 잡았다. 엄청난 양의 해파리를 없애기 위해 각 어촌계에서 천적인 쥐치를 방생하였고, 그놈들의 극성에 근래엔 해질 무렵에 입질이 집중되었지만, 요 며칠 들어 수온 탓에 그놈들의 성화가 부쩍 줄었다. 그래서 오늘은 더더욱 낚시할 분위기가 살아난다.

밑밥 통을 꺼내어 주걱 물통에 물을 담고 십여 주걱의 밑밥을 포인트 쪽으로 뿌렸다. 낚싯대를 꺼내고 조기 주머니에서 찌를 꺼내 채비준비에 들어갔다. 늘 하던 대로 1호대에 G2기울찌를 원줄에 끼우고 찌스토프를 고정한 다음 속 조류를 잘 탈 수 있게 조수고무를 고정했다. 1.5호 목줄을 4.5m 정도 직결 연결 후, 바늘 가까이에 G3 봉돌 하나를 달았다. 수심이 대체로 낮아, 되도록 천천히 채비를 내리려고 비교적 가벼운 채비로 시작했다.

두어 번 캐스팅 후 조류방향을 보니 멀리서 발밑으로 조류가 흘러들어온다. 두미도는 섬 전체가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 욕지권에서 밀려오는 조류의 속도에 따라 낚시자리에서의 조류방향이 수시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속 조류와 겉 조류가 다른 때가 많아 낚시가 비교적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까닭에 속 조류를 제대로 탈 수 있는 전유동 낚시가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약 30여m 이상으로 최대한 밑밥을 멀리 날렸다. 그리고 조류가 밀려오는 방향으로 밑밥보다 2∼3m 가까운 곳에 채비를 던졌다. 늘어지는 원줄을 천천히 감아들이며 채비가 너무 빨리 바닥층에 정렬되지 않도록 계속 견제를 해나갔다.

   
 
   
 
  한 조사가 지난 15일 통영 두미도 출조에서 낚아올린 감성돔을 들어보이고 있다. /삼천포금양낚시 제공  
 
약 20여m 전방쯤에서 첫 입질이 들어온다. 별다른 견제 없이 바로 채비를 가져가는 것으로 봐선 요즘 가장 많은 잡어 '돌돔' 아가인듯하다. 챔질 후 채비를 감아들이는데, 이건 힘이 장난이 아니다. 좌측으로 멀리 끌고 달아나는 듯하다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방향을 바꾸어 빠르게 발밑으로 달려들어 온다. 발밑에서 강하게 저항을 해대니 잠시 감성돔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할 정도다.

겨우 물 위로 올리니, 역시 몸통에 가로줄이 선명히 드러나는 33㎝ 정도 돌돔이다. 잡어라고 하기엔 너무도 감사한 씨알이다. 아이고~, 용왕님 감사합니다.

두 번째 캐스팅이 이어지고, 두어 시간 동안 열심히 낚시를 했으나 몇 마리의 용치놀래기와 미끼를 귀신같이 따먹는 잡어들로 말미암아 잠시 쉬었다. 반반한 곳을 찾아 땅을 배게 삼아 하늘을 올려다보니 푸른 하늘엔 구름이 두둥실∼, 그 아래 푸른 바다엔 크고 작은 배들도 두둥실∼. 카메라를 꺼내 그냥 흘려버리기엔 아까운 몇 장면을 찍었다. 아름다운 우리 바다 우리 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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