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신록을 벗삼아 걷기 좋은 계절이다. 익히 알다시피 걷는 것만큼 좋은 유산소 운동은 없다. 하지만 걷기를 통해 운동 효과를 얻고 싶다면 잘 걸어야 한다. 무리하게 오래 걷거나 불편한 신발을 착용한다면 오히려 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대표적인 발 질환으로 족저근막염을 꼽을 수 있는데, 이름은 낯설어도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무리한 걷기 운동, 노화, 여성 하이힐이 발바닥 통증 유발

발에는 걸을 때 몸무게의 3배, 달릴 때 몸무게의 10배 정도의 하중이 실리는데, 발바닥에 있는 족저근막이라는 근육이 걷거나 뛸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면 발바닥이 붓고, 발바닥과 뼈가 만나는 면에 통증이 오며, 심한 경우 걷기도 힘들어진다. 특히 발뒤꿈치 가운데가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하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조깅, 마라톤, 등산 등 걷는 운동을 과도하게 했을 경우, 급격한 체중 증가나 비만, 발바닥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중년기의 퇴행성 변화로 생긴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에는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지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4~50대 중년 여성이 갑자기 무리하게 걷다가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하이힐을 자주 신어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걷거나 뛸 때 앞쪽 발바닥에 과도한 하중이 실려 발바닥 앞쪽 족저근막에 무리가 간다. 그 밖에 오래 서서 일하거나 평발을 가진 사람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체외충격파 이용하여 수술 없이 치료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가장 통증이 심하다. 오래 방치하면 만성적인 발뒤꿈치 통증과 함께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다. 보행습관에도 변화가 생겨 무릎, 엉덩이, 허리까지 통증이 전이될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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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힘찬병원 관절센터 윤지열 과장

족저근막염은 수술 없이 간단한 비수술 요법으로 상당부분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얼음찜질, 발바닥과 장딴지 스트레칭을 꾸준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완화된다. 만성으로 진행되거나 보행장애가 올만큼 통증이 심하다면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치료를 고려해 볼만하다. 체외 충격파 치료는 염증이 있는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족저근막이 정상적인 조직으로 되살아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MRI 등 정밀검사를 한 후, 근막의 일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편안한 신발 착용과 스트레칭으로 예방

족저근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체중관리는 물론, 운동 전후 발 근육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거나 딱딱한 바닥의 신발에 푹신한 깔창을 넣고 걷고, 장시간 보행 시 30분마다 1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한다. 무리하게 걸어 통증이 심한 날에는 차가운 캔 굴리기, 얼음찜질 등으로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족욕 및 발마사지를 통해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창원힘찬병원 관절센터 윤지열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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