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끌면 내년 지방선거로 무기한 연기 가능성도…시, 시의회 압박
창원시 새 청사 논란이 또 한해를 넘겼다. 올해 역시 기대와 회의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새 야구장 입지 결정과 시민 여론조사 등 변수가 많아 해결 가능성도 커 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갈등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반기 안에 결정을 못 한다면 새 청사 결정은 장기전으로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새 야구장 위치 결정 = 새 야구장 선정은 6개월 넘게 미뤄졌다. 2015년 말까지 건립을 마무리하고자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 안에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의회 요구에 따라 미뤄졌다. 그러나 논의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시간만 보낸 것이다.
그동안 결정을 못 한 것에 대한 부담이 창원시로 돌아오자 시는 결국 칼을 빼들고 나섰다. 야구장과 얽혔던 가닥을 잘라내고 새 청사 관련 논의가 촉발돼 시의회에서 조기 결정하기를 바라는 속셈이다.
새 야구장 위치는 늦어도 1월 초순 안에는 결정 난다. 시는 현재 지역마다 2곳씩 6곳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마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창원을 제외한 진해나 마산으로 새 야구장이 갈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새 야구장을 창원에 짓게 되면 마산, 진해 중 한 곳은 아무것도 받지 못해 반발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박완수 시장의 정치적인 입장이 결부된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섣부르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 청사 관련 시민 여론조사 = 창원시는 새 청사와 관련한 시민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1월 초순 설문 문항을 발표하고 1월 중에 설문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신청사를 지을지 말지, 짓는다면 어디에 지을지, 안 짓는다면 진해구청, 마산합포구청, 현 창원시청 중 어느 곳을 리모델링할지를 물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 의견을 묻는 것이지만, 시는 이를 의회에 전달해 새 청사 결정 자료로 제공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우선 시의회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또 새 청사를 지을 필요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특정 지역 청사를 리모델링해서 사용하자는 결과가 나오면 이를 두고도 첨예한 갈등이 예견된다. 나아가 리모델링과 통준위 결정의 관계를 두고 법적인 다툼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시청과 시의회 안팎에서는 새 청사를 지을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시민 의견이 기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어차피 갈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의 야구장 선정과 설문조사가 시청사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올해는 청사 위치 결정될까 = 창원시는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결정되도록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구장, 설문조사도 시의회 압박카드 중 하나다. 이후에도 시는 계속 압박을 가하겠다는 견해다.
창원시가 상반기를 강조·집착하는 것은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 때문이다. 내년 6월에는 지방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상반기 해결이 안 되면 논의는 그 후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청사를 빼앗기거나 혹은 새 청사와 야구장 두 곳 중 한 곳도 얻지 못하는 지역의 의원들은 당 공천은 물론 주민의 선택에서 멀어질 수 있어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상황에서 마산, 진해지역 의원들은 비교적 조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창원지역 의원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간을 끈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이 없고, 만약 결정을 한다면 내년 선거 이후에 결정하기를 바라는 속내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창원시와 박완수 시장은 대체로 원활한 시정을 이끌고도 청사 문제 등으로 시정 운영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막고자, 또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이 문제로 발목이 잡히지 않으려면 이번에 이 문제를 꼭 풀어야 한다.
이처럼 창원시, 시의회, 지역별 의원의 처지가 다른 상황에서 이를 반전시킬 교집합을 찾을 수 없어 상반기 중 결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청사와 관련된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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