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해양신도시건설사업 계획 구간 중 시민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구간은 마산 서항 워터프런트사업이다. 이 구역에는 잘 알려진 대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두 개의 선결문제가 있다. 첫째는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의 공원화 작업이고, 둘째는 쌍용시멘트 사일로의 존폐다.

쌍용 시멘트 사일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을 방해한다며 철거를 희망하고 있고, 또 한편으론 거대한 철골 시설물이 바다 위에 가로놓여 주변환경에 별로 아름답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도시성장의 얼굴로 역할을 해 왔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일로를 전시관과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키고 꼭대기에 마산 앞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하자는 보존의 목소리는 사일로의 문화적 측면을 소중히 하자는 데서 비롯된 시민관일 것이다.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는 그 중요성을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서항으로 상징되는 중앙부두 옆 좁은 해수면은 김주열 열사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으로 떠오르면서 4월 혁명의 도화선이 된 역사적인 곳이다.

군사독재 정권 때는 방치된 채 그 자취조차 찾기 어려웠으나 뜻있는 시민들이 연연히 그곳을 찾아 3·15 시민 정신을 기림으로써 마침내 작년 경남도는 일대 육지면과 해수면을 경상남도 지정 문화재로 성역화하는 조치를 내렸음은 크나큰 진전이다.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곳을 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이곳이 전국 최초이며 그만큼 시민들의 자긍심과 지역명성을 드높이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사업 주체인 마산해양항만청이 이 두 가지 역사문화적인 도시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김주열 열사 공원의 면적을 줄이려 하는 움직임이라든지, 사일로에 대한 무개념적인 접근방식이 그렇다.

현 5부두 앞바다를 매립하고 그와 연관된 새로운 도시계획을 성안하는 과정에서 이 두 개의 선결 현안이 과소평가 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의 시작단계를 통해 바로잡지 않는다면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단추를 제대로 채우려면 관의 일방통행을 최소화하고 시민여론을 최대로 반영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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