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체제개편 사천시민토론회서 허정도 교수 주장

"시장이나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4년,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5년만 기다리면 됩니다. 하지만, 행정구역은 한 번 통합하고 나면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경남도시디자인포럼 회장인 허정도 교수가 지난달 30일 오후 사천시청 대강당에서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방행정체제개편 사천시민토론회'(뉴스사천 주최)에서 '행정구역 통합의 문제점과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허 교수는 "진주, 사천, 산청 등 3개 시·군이 통합되면 '과연 무엇이 달라지는지, 무엇이 더 좋아지는지, 어떤 면에서 더 경쟁력이 높아지는지, 통합의 후유증이나 역기능은 없는지' 등 이해득실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시는 진주, 사천이라는 명칭이 없어지더라도 통합을 해야 하는가, 통합시 청사가 우리 시에 없어도 통합이 좋은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외국에 나가면 'I am a Korean'이라는 말로 한 개인의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설명이 가능하고, 국내에서는 '나는 경남 마산사람이다'라는 말로 자신에 대한 중요한 설명이 가능하다. 도시는 한 개인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라며 "도시는 작은 조국이고, 정신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정구역 통합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도 발생할 우려가 높다. 작은 도시는 투표에 의해 뽑히는 선출직에서 절대 불리하다. 작은 도시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특히, 허 교수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홍보하고, 중요한 합의사항은 통합 전에 결정한 뒤 공개하는 것은 물론 반드시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통합 시의 명칭을 제3의 것으로 사용하면 갈등이 축소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허 교수는 "시민들의 투표 성향이 만들어 놓은 특정정당의 정치 독점과 다시 시장이 되고 싶은 3선 시장의 과욕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 중앙정치권의 눈치만 보는 국회의원, 국회의원 눈치만 보는 시의원, 자력으로 도시발전 비전을 찾지 못한 지도층으로 인해 통합 창원시에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라며 의회 표결로 통과돼 갈등을 겪는 통합 창원시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한편, 행정구역 통합 찬성 발제자로 나선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자문위원이기도 한 경북대 행정학과 하혜수 교수는 'MB 정부의 시군 통합 추진정책 현황과 필요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전반적인 정부 추진안을 설명했다.

하 교수는 통합의 장점으로 수도권에 대응하는 다극화 전략 등을 꼽았으며, 정부가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재정위기 대응, 지역공생발전, 지방분권 강화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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