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재 경남도의 의회정치는 거의 빵점 수준이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하겠으나 김두관 도지사와 소수 당파 또한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추경예산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독단 처리는 오히려 그런 정치부재의 치부가 드러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여론이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표를 준 지역 민심에 대해 진작에 좀 더 진지하게 접근했더라면, 반대편 의견을 좀 더 신중하게 듣고 그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정치 부재가 오지 않았을 것은 자명하다.
작금의 정치력 부재를 다수당인 한나라당에 책임전가를 하는 소수당파와 도 집행부의 태도도 옳지 않다. 특히 김두관 지사는 스스로 부끄러워할망정 도민에게 하소연해서는 안 된다.
지역 정서를 고려하여 정치적 입장이 다를 수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얼마나 끈질기게 만나서 설득하고 정책적 조율을 시도했는지 묻고 싶다. 한나라당과는 정치적 색깔이 너무 다른 강병기 정무부지사의 역량만 믿고 스스로 그런 노력을 도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면 김두관 도지사는 이번 추경예산안 사태에 대해 피해자가 아니라 절대적 책임자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본보에 기사화된 도의회 출석률 100%로는 채워질 수 없는 정치역량의 부족을 의미한다. 지금 도민들은 김두관 도지사와 한나라당 도의원, 소수정파 도의원들이 서로 헐뜯고 책임전가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정치력의 부족을 탓하며 자숙하는 자세를 가지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해야 경남도 정치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나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잘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유권자의 마음을 모르기는 국회의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진주 지역구의 두 국회의원이 문화방송의 진주·창원 통합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모처럼 일 잘한다는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유권자들은 시큰둥할 뿐이다.
그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스스로 정한 원칙을 무너뜨렸으며 유권자들의 뜻인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었었다. 뒤늦게 사과를 했지만 근본을 무너뜨린 그들의 처사는 유권자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주었다. 정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에서 시작한다. 너무 쉽게 표를 얻었고, 그래서 제 마음대로 정치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정치인들이 있는 한 도민은 불행하다는 것을 알고 부디 근원으로 돌아가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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