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일 전 일입니다. 예상찮았던 우연한 자리(음식점)에서 옆쪽 술손님들이 '4·19 기폭제'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 장소를 문화재로 가(假)지정해 달라는 '추모사업회' 촉구에 대해 왼새끼를 꼬아댔습니다. "50년 만에 범국민장은 무어며 송×을 건져낸 자리를 문화재 벼슬까지 못 시켜 안달이 났다"는 식이었습니다.
그 말의 발화자(發話者)가 나를 의식하는 듯한 눈길에 비위가 참 고약스러웠습니다. 순간, 수첩에 안성맞춤인 양 적어 둔 고은 시인의 <만인보> 시 '김주열'이 떠올라 들춰내어 속으로 읊었습니다. '마산상고 합격자 김주열이 / 경찰에 타살된 3월 / 타살되어 / 아무도 몰래 물에 던진 쉬 / 그 주검 / 가라앉았다가 / 그 주검에 매단 돌 풀리며 / 떠오른 뒤 / 거기서 4월 혁명은 시작되었다 // 하나의 죽음이 / 혁명의 꼭지에 솟아올랐다 / 뜨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목이 탔다 // 이제 마산은 전국 방방곡곡이었다'!
"한국서 민주주의 바람(願)은
쓰레기통에서 장미 구하기"
옛 영(英) 어느 기자의 말
실증한 민주 인물 '김주열'
오, 그가

쓰레기통에서 피운
민주 마산 장미를 보라.
/전의홍(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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