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마산역 광장 정비 "통합시 관문 역할하려면 개선 시급" 입 모아

통합 창원시 관문이 될 마산역 앞 광장을 그대로 내버려둘 것인가. 주차난과 도박 등으로 몸살을 앓는 마산역 광장을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마산역 광장에서 대형 개발 사업보다 환경 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광장 이용자들의 요구부터 알아보는 체계적인 연구가 있어야 한다"며 "전체 도시 계획·재생과 관련지어 봐야 한다"고 짚었다.

◇"노인복지 공간, 주차난 해결책 등 고민해야" = 마산역 광장에 모이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층인 점을 환경 정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역전 분수 공원에는 60~70대 노인들의 도박판이 심심찮게 벌어져 경고문이 세워져 있으며, 노인 상대 중년 여성들의 성매매, 속칭 '박카스 아줌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서익진 경남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24일 "광장을 누가 이용하는지, 광장에 어떤 특징을 담아야 하는지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며 "도심에 노인과 부랑자가 많아지는 상황에 대책도 세워야 하지만, 노인들이 즐길 프로그램이나 공간을 만들어주고, 창원시 관문으로서 이미지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했다.

또, 창원시 마산공원관리과 관계자는 "광장 가운데 녹지 공간이 너무 엉망이 돼 진입을 차단했다"면서 "역 앞에는 많은 노인이 머물러 문제가 심각하다. 녹지 공간 조성과 함께 노인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만성 주차난도 해결해야 한다. 해결책으로는 지하 주차장이 꼽힌다. 마산역 앞 광장은 경사진 덕분에 위로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차량이 아래로 드나드는 구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사례로는 부산대학교 정문이 있다. 지난해 새로 만든 부산대 정문은 아래로 305대 규모 지하 주차장이 있고, 위로 통학로 겸 휴식 공간이 있다. '마트 주차장' '토굴'이라며 대학 정문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사고 근처 쇼핑몰 입점에 따른 상업성 논란도 빚었으나 효율성 측면에서는 참고할 만한 방안이라는 얘기다.

부산대 관계자는 "공정이 어렵지는 않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쓴 방법이다. 차량 흐름에 지장을 받지 않고 보행 동선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창원시 합성동 마산역 광장 일대. /경남도민일보DB

◇"대형 개발보단 전체 도시재생과 연계해야" = 옛 마산시는 지난해 마산역세권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비 4629억 원(민간자본 3811억 원, 공공 818억 원)으로 마산역 주변 39만 3730㎡에 아파트, 백화점·쇼핑센터, 호텔, 컨벤션센터, 극장, 체육·문화센터, 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건물에 대한 보상비 지급이나 막대한 민간자본을 끌어오는 문제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규모 시설이 밀집하면 사람의 왕래가 잦아야 하지만, 마산역의 현재 실정으로 그런 사업 추진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허정도 창원대 건축학과 초빙교수는 "마산역뿐 아니라 창원역, 창원중앙역까지 생길 것인데, 지금 유동 인구로만 역세권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역 이용자 수를 늘리는 방법과 연관지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광장 정비를 워터프런트나 도시철도 등 도시 재생과 관련한 사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유석 창원대 건축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유럽에는 역,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 시내버스 정류장 등이 한곳에 몰려 있고, 서울광장도 주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망이 잘 짜여 있다"며 "역과 광장이 활성화하려면,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내버려둔 측면이 있는 마산역이나 마산여객터미널, 폐선로 등 기존 도심 시설을 새 사업과 연계만 해주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과 견주면 마산역 앞 광장이 옛 마산시민에게는 '상실의 공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창원시가 창원광장 재개발 고민에 적극 나섰듯 낡은 마산역 광장에도 관심을 쏟을지 주목된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난 18일 "창원광장은 30년간 시민 상징이었는데, 이제는 재조명과 새로운 개발이 필요하다"며 "국제 공모를 해서 통합시 이미지에 걸맞은 작업을 시작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또, 21일 박 시장은 방계원 마산관리역장과 면담하면서 "마산역은 창원시의 관문으로 상징성이 매우 크다"며 "마산역 이용 고객의 편의를 위해 역 앞 광장의 주차 질서 등 환경 개선에 공동 노력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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