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각계 전문가 100명 설문 - 김 지사·박 시장 잘 하고 있나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박완수 창원시장이 취임 100일 동안 무난한 출발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도내 각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잘하고 있다'거나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작부터 '잘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소수에 그쳤다.
하지만, 평가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지자체장이 조금 다르다. 김 지사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8명으로 '보통'(36명) 또는 '잘못하고 있다'(5명)는 평가를 크게 웃돈 반면, 박 시장은 '보통'(43명)이 '잘하고 있다'(31명)는 답을 웃돌았으며 '관심 없다'(18명)는 답도 많았다. 다만, '관심 없다'는 답 가운데 11명은 '판단 보류'라고 바꿔 답했다. 이는 구체적인 평가는 이르며 더 지켜봐야겠다는 반응으로 정리된다. 두 지자체장에 대한 평가가 구체적인 내용에서 다른 이유는 뭘까. 이는 기대 수준이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대보다 괜찮은 김두관 도지사 = 김두관 도지사 이름 앞에는 '경남 최초 야권 무소속 도지사'라는 말이 붙는다. 이 설명에는 기대와 걱정이 함께 담겨 있다. 지금까지 도지사와 다른 모습을 주문하는 게 기대이고, 그 다른 모습 때문에 고립될 수 있다는 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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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김 지사는 일단 기대에는 부응한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의 장점으로 꼽힌 폭넓은 여론 수렴 자세와 4대 강 사업 재검토 기조는 지금까지의 도지사에게는 부족했거나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 대학교수는 "여권이 드센 경남지역에서 야권 도지사로서 정책 일관성을 지키기가 어려울 텐데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립에 대한 걱정 역시 드러났다. 소수지만 김 지사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5명 가운데 3명이 '4대 강 사업 재검토'를 꼽았고, 1명은 '정무 기능 취약', 1명은 '리더십 부족'을 꼽았다.
한 응답자는 "4대 강 사업 재검토 기조는 정치적으로 선명성을 드러낼 수는 있겠지만, 결국 정부 예산을 바탕으로 행정을 꾸려야 하는 도지사로서는 큰 약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 일관성이 낳을 수 있는 부작용을 보완하는 것은 여론을 모으는 자세였다. 김 지사가 전 분야 전문가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낸 힘이기도 하다.
한 대학교수는 "김 지사가 정책이 다른 정부와 여권에 맞서는 힘은 결국 여론"이라며 "도정 처음부터 여론을 수렴하는 자세가 좋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김두관 도지사에 대한 평가는 잘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큰 실책 없이 도정을 이끌었다는 것에 대한 호평으로 정리된다.
◇기대가 높았던 박완수 시장 = 이번 설문조사에서 경남 도내 전문가들이 박완수 시장에게 거는 기대는 높았다. '3선 지자체장'이라는 경력과 '초대 통합 창원시장'이라는 상징성은 오히려 이번 설문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데 걸림돌이 됐다.
한 대학교수는 "이미 재선을 경험한 박 시장이라면 통합 창원시 초대 시장으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큰 실책이 없는 무난한 정도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처지인 셈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지금까지 보인 안정적인 행정 능력이 통합 창원시의 '구체적인 성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의견으로 보인다. '보통'이라는 답을 한 43명 중 이유를 밝힌 25명 가운데 18명이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런 실적을 바라기에 100일은 이르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통합 창원시가 제자리를 찾기에는 이른 시점에 이 정도 돌아가는 것은 박 시장 역량"이라며 "통합시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완수 시장이 지금까지 증명한 행정력에 대한 신뢰는 여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와 여권 사이 유대감, 통합 이전 창원시정 경험 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창원시정을 통해 행정 안정성은 충분히 증명했다고 본다"며 "마산·진해지역 소외감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내놓는다면 훌륭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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