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김성훈 진보신당 경남도당 의정지원국장
"도의원들이 욕먹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6·2 지방선거 이후 진보신당 경남도당에서 의정지원국장으로 활동하는 김성훈(35) 씨의 진단이다. 제도 정치권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진보정당 활동가의 냉소적인 시각만은 아니었다.
김성훈 씨는 '도의원이라고 뽑아 놨더니 별거 없더라' 식의 막연한 정치적 냉소를 경계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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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도의회 개원 후 여영국 의원을 보좌해 로봇랜드 사업의 부실성을 밝혀낸 김 씨는 지방의회 의정활동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자료 조사를 위해 한 달 내내 새벽 3∼4시까지 각종 문서와 씨름해야 했으며, 수치 하나라도 틀릴까 수십 번씩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제가 아마추어라고 해서 도민들이 봐주는 건 아니잖아요. 당연히 프로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초보 보좌관' 김 씨는 이렇게 제도 정치권 활동을 통해 지방자치의 허점과 보람을 동시에 체득해가고 있었다.
김 씨는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진보정당 당원으로 활동하긴 했지만, 책임이 막중한 당직을 맡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예정된 '여행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 씨는 서울에 있는 여행사에 취직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여행이 좋았기에 선택한 일이었다. 베트남에서 현지 가이드로 활동하며 2년여 동안 머물기도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는 예전부터 관심을 기울였던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생태 농업에 대한 공부를 이어가는 한편 필리핀 등지에서 생태 체험학습장 운영을 고민하기도 했다.
김 씨가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도록 추동한 계기는 인도 여행이었다. 인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느린 삶'을 접하고 영적 깨달음을 체험하면서 6개월을 보냈다. "이 시기에 제가 가야 할 길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지인과 함께 고향 마산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생태 농업을 결합한 체험 학습장 조성을 추진했다. 직접 흙집을 지었고 산지를 임차해 땅도 마련했다. "한국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은 미래 세대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친환경적인 삶을 체화할 수 있는 공간을 아이들한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사업 착수 시기를 2년여 정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이때 지방선거 기간이 닥쳤고, 김 씨는 진보신당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김 씨는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에 비해 임금은 3분의 1 수준이지만 기쁘게 정치 활동을 해나간다고 했다. 특히 최근에는 당직을 맡은 후 가장 기쁜 말을 전해들었다고 한다. 한나라당 당원이기도 한 부친이 "진보신당은 가난하고 별것 없는 당으로 보이는데 정책은 좋더라"고 했다는 것.
김 씨는 직장 생활할 때부터 사업계획서 만드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획 활동과 하고 싶은 일을 꼭 해보고야 마는 추진력이 김 씨의 강점으로 보였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진보신당, 나아가 경남 정치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는 게 김 씨의 소박하면서도 담대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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