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고집 버리고 시각 넓혀야
큰 목돈이 없는 예비부부들은 보통 내 집 마련을 소형 아파트 전세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창원시를 중심으로 나타난 전세 부족 때문에 예비부부들이 집을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다니며 대안을 물었다. 하지만, 공통적인 대답은 소형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 그러면서 공급을 늘리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생활광고지를 매일 확인하거나 전세 대기 명단이 올려져 있는 부동산중개업소에 자주 전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니면 '소형아파트 전세'라는 인식을 바꾸라고 조언했다.
◇단기간이라면 주택이나 투룸으로 = 공인중개사들은 아파트 대신 주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현재 창원 지역 소형 아파트 전세금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매물이 부족하면서 전세금 오름 현상은 비슷하다. 국민은행 부동산 연구소는 창원, 진해, 마산 지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금 하락 현상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대교공인중개사(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따르면 창원 상남동 내 아파트 전세금은 대략 8000만 원(면적 49.98㎡) 선이다. 마산 양덕동 일대 소형 아파트 전세도 6000만~1억 원 정도다. 또 생활정보지에 등록된 아파트 전세 시세를 살펴보면 마산 회원구 양덕동 무학아파트 62㎡ 9300만 원, 태양아파트 76㎡ 8000만 원 등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주택은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양덕동 일대 단독주택의 경우 4000만 원(66㎡), 4700만 원(69㎡) 등이다. 이상준 리치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소장은 "주택 전세금 경우 1층 5000만 원, 2층 4000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김영구 동암공인중개사사무소(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대표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주택 전세는 4000만~5000만 원 선이다. 아파트보다 싸고 전세 물건도 그나마 많아 예비부부들 선택의 폭이 넓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룸이나 투룸형 주택을 추천했다. 차창수 거성공인중개사(창원시 성산구 반림동) 소장은 "마산보다 창원에 원룸이나 투룸 전용 건물이 많은 편이다. 창원 의창동 중동의 경우 3500만~4500만 원 선에 집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에어컨, 세탁기 등 옵션이 갖춰져 있어 간단하게 살림을 시작할 부부라면 투룸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월세 부담하느니 매입하는 게 투자가치 커" = 만일, 운 좋게 소형아파트 전세 물건을 찾았다 하더라도 '올전세' 아파트는 거의 없다. 대신 매달 월세를 지급하는 전월세가 대부분인데 대교공인중개사 홈페이지에 등록된 물건 수를 보면 임대 아파트 13건 중 9건이 전월세다. 월세는 10만~50만 원으로 다양하다.
도내 공인중개사들은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월세가 느는 것에 대해 현재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매달 꼬박꼬박 일정 금액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게 아파트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공인중개사들은 월세를 매달 부담하느니 차라리 사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다. 부동산마다 공통적인 말이었다. 이들은 현재 전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어 매매가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는데, 실제로 국민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주택관련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경남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65.9%로 2009년 6월(6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4개월 동안 1.8%p 상승했다. 이는 전국 55.7%보다 10.2%p 높은 것으로 경남지역 아파트가 전세금과 매매금 차이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차창수 소장은 "창원은 소형 아파트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매매 투자 가치가 있다. 전세금에서 조금 더 보태 사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들은 현재 정부가 '내 집 마련을 위한 국민주택기금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어 이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농협중앙회 창원중앙지점 조근수 차장은 "최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근로자·서민 주택전세자금대출 문의가 많다. 또한, 주택 담보대출이 있는데 담보가의 최대 60% 이내 지원해준다"라고 말했다.
조 차장은 "만일, 1억 5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구하는데 자금이 1억 원뿐이어서 1억 원 전세에 매달 30만 원 월세를 내기로 했다면 차라리 은행에서 월 이자 18만 원을 주고 5000만 원을 대출받아 사는 게 낫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13일부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제도가 시작됐다. 아마도 예비부부들 대부분이 주택 첫 구입일 텐데 이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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