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 좋은 방틀·바이오블록 유실 구간 많아전문가 "개별 환경요건에 맞는 구조물 찾아야"
방틀은 하천변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나무 틀을 고정해 두고, 거기에다 돌을 채워 하천변을 지탱하게 하는 구조물이다. 바이오 블록은 일반 보도블록과 달리 시멘트 블록 사이에 구멍을 뚫어서, 그 공간에 풀 등의 식물이 자라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최근 방틀과 바이오 블록은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하는 곳에서 반듯한 모양에다 식생이 자라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선호되고 있다.
폭우 때 유실 피해가 컸던 창원천, 남천 등의 생태하천뿐 아니라 마산 광려천도 생태하천 조성 계획 전에 진행한 하천 준설 작업 구간에 같은 공법을 써 피해가 컸다.
이번 폭우 때 광려천 전체 공사 구간 중 방틀과 바이오블록을 조성한 1㎞ 구간은 빗속에 떠내려갔다. 불어난 물로 군데군데 솟구쳐 오른 바이오 블록은 하천 가운데로 떠내려가 물길을 막아놓기까지 했다. 이번 폭우 때 그 피해액만 2억 원에 달했다.
방틀 공법 시공 탓인 광려천 피해는 올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006년에도 태풍으로 공사 구간이 유실돼 3억 원가량의 손해를 입었다.
광려천은 지난 2002년 하천 준설 공사를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하천변에 가로, 세로, 높이가 50㎝인 돌을 쌓는 형태인 '전석' 공법을 시공했다가, 이후 지난 2004~2005년에는 당시 생태를 강조하며 유행하던 방틀, 바이오 블록 형태로 일부 구간을 시공했다. 방틀은 1m를 만드는데 58만 원가량이 들어서, 기존 전석이 같은 길이에 45만 원인 것에 비해 비싼 편이다. 그런데 2006년 태풍 에위니아가 오면서 공사 구간이 물에 휩쓸리자, 다시 2007년부터는 이전 형태인 전석으로 시공을 하고 있다.
마산시 건설과 정갑식 과장은 "2006년 태풍으로 방틀, 바이오 블록 구간의 유실이 컸다. 당시 설계 담당자가 기술적 검토를 거쳐 다시 나머지 구간 공사는 이전 공법인 전석으로 진행했다. 유실된 광려천 구간은 하천 폭이 좁고, 자갈이 많은 곳이어서 다시 한 번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전석으로 바꾸는 게 나을 듯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도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위해 만든 방틀과 바이오 블록은 '빛 좋은 개살구'라며, 더는 예산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방틀과 바이오 블록은 겉으로 봤을 때는 자연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인위적으로 가져다 놓는 것에 불과하다. 기상 이변으로 언제 또다시 비 피해를 볼지 모르는데, 그때마다 새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하천에 적합한 시공법을 찾아 달라고 요구했다.
창원대 토목공학과 류시완 교수는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조경 사업에 가깝게 진행되고 있어 안타깝다. 보기에 좋다고 방틀 등의 공법을 적용할 게 아니라 물에 의한 마찰력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떠내려가지 않는다고 커다란 돌을 가져다 놓는 전석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이번 기회에 하천 구간에 맞는 대체 공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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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자치행정1부에서 창원시, 창원시의회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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