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 1단계 9.3㎞ 하반기 완공
2단계 8.7㎞ 내년 하반기 첫 삽
트램 68㎞ 2031년 개통 전망

시내버스 무료 대상 점진 확대
보행자 우선 출발신호 등 도입

국외 3곳 다녀온 창원시 연구진
철도 중심 체계 재편 등 제언

기억하나요. 창원에서 대중교통이 힘을 못 쓰는 이유 말이에요.

그동안 숱한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했잖아요. 차로를 먼저 정해놓고 사람이 다닐 길과 자전거 도로를 고려했던 자동차 중심 사고, 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 대중교통·보행자·승용차·자전거 모두가 편한 도시를 꾀하려 했던 욕심 혹은 정갈한 도시 형태를 유지하려는 고집도 말했었죠. 그러면서도 큰 걱정은 말아 달라고 했잖아요. 자동차 중독에서 벗어날 답, 그 답으로 향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으니까요.

마리 씨, 마지막 편지를 띄워요. 끝으로 창원 이야기를 더 해 볼까요.

창원에 BRT(Bus Rapid Transit·간선급행버스)가 첫발을 뗐다는 이야기는 했었죠. 의창구 도계광장~성산구 가음정사거리 9.3㎞가 대상이라는 것, BRT 1단계 사업은 올 하반기 완공된다는 것도요. 2단계 도계광장~마산합포구 육호광장 8.7㎞ 구간은 내년 하반기 착공 예정이라는 말도 했었네요. 창원은 중·장기 사업으로 창이대로·진해신항·북성봉양 BRT도 구상하고 있어요. 확정 난 건 아니지만, BRT를 바탕으로 대중교통 중심도시 도약을 꿈꾸는 건 분명하죠.

그리고 트램(노면전차).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트램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어요. 행정적으로 접근하자면, 국토교통부는 창원 트램 설치를 비롯한 경남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지난 5월에 고시했어요. 경남도는 지난해 1월 사업을 신청했고 1년 4개월간 전문 연구기관 검증·국가교통위원회 심의 등을 거쳤고요. 국토부 승인으로 창원 트램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자랑을 하자면요, 국토부가 승인한 창원 트램 노선은 총 68.33㎞예요. 노선은 △1호선 마산역~창원중앙역(15.82㎞) △2호선 창원역~진해역(19.28㎞) △3호선 월영광장~진해구청(33.23㎞)이죠.

1호선은 KTX와 광역철도가 운행하는 거점철도역을 시·종점으로 삼아요. 주거밀집지역~야구장(창원NC파크)~마산자유무역지역~국가산업단지를 잇죠. '마산역 미래형 환승센터'가 조성되면 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교통수단과 유기적 환승도 가능해요. 사업비는 2993억 원으로 추산돼요.

2호선은 창원 분지를 가로지르는 철도 진해선을 활용한 노선이에요. 창원역~국가산업단지~진해 첨단산업연구단지를 거쳐 진해역까지 연결하죠. 기존 철로를 활용해 사업비는 1893억 원으로 가장 적어요. 경제적 타당성만 보면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크죠.

3호선은 창원과 마산, 진해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노선이죠. BRT 1·2단계 노선과 겹치죠. BRT 이용객이 증가하면 트램으로 전환해 운행한다는 게 창원시 계획이고요. 사업비는 6818억 원으로 가장 많아요.

마리 씨, 한국 도시철도 사업은 최종 선정되면 국비 60%를 지원받을 수 있어요. 물론 당장 구체적인 사업비, 편익 분석, 타당성 종합 평가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아요. 이 과정은 사전 타당성 조사에 담고요. 앞서 말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더라도 타당성 평가, 기본계획 용역, 기본계획 승인(국토부), 기본·실시설계, 사업계획 승인, 차량제작·공사 등을 또 거쳐야 하죠. 이 때문에 최초 노선 개통 시점은 2031년으로 전망돼요. 먼 미래지만 스트라스부르 트램도 1973년 재도입이 검토돼 1994년 운행을 시작했잖아요. 중요한 건 방향이겠죠.

너무 '건설'적인 이야기만 했나요. 이건 어떤가요. 10월부터 창원에서 75세 이상 시민에게 시내버스 요금을 받지 않아요. 더 정확히 말하면 시민 1명당 연 13만 9200원을 지원하죠. '65세 이상 시내버스 무료화 정책' 1단계를 시작하는 건데, 2025년에는 70세 이상, 2026년에는 65세 이상으로 대상을 넓혀갈 예정이에요. 무상교통 도입을 외치는 목소리도 있어요. 지역 청소년·노인에게는 시내버스 무상 이용, 그 외 시민에게는 '월 3만 원 시내버스 무제한 이용' 혜택을 주자는 거죠. 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의운동이 진행 중인데 실현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어요.

창원 원이대로 S-BRT 예상도. 예상도 위치는 성산구 한국은행사거리. /창원시
창원 원이대로 S-BRT 예상도. 예상도 위치는 성산구 한국은행사거리. /창원시

아,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어요. 사고 예방 효과가 있다는 대각선 건널목·회전교차로와 보행자 우선출발신호 확대 등이죠. 보행자 우선출발신호는 교차로에서 건널목 보행신호를 먼저 개시(3~7초)해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 충돌을 예방하는 교통신호를 말해요. 창원에 2020년 9월 시범 도입해 1년 만에 100여 곳으로 확대됐는데, 교차로 교통사고가 20% 감소했죠. 이 밖에도 교통안전 표지판 설치, 일반도로 교차로 시설 개선, 건널목 집중 조명 확대, 건널목 안심등불 설치 등이 꾸준히 추진 중이죠.

마리 씨, 우리보다 앞서 스트라스부르·프랑크푸르트·카를스루에를 다녀왔던 창원시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제언을 했어요. '철도중심 대중교통수단 체계 재편 필요, 다양한 요금제도 도입과 교통 약자 대상 낮은 요금정책 추진 검토, 원도심 내 트램 운행을 통한 도시재생 구상'이라고요.

트램·BRT가 주요 간선교통축을 형성하는 스트라스부르 대중교통정책을 적극적으로 참고해 창원 S-BRT 축과 도시철도망 구축사업 연계·지속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트램과 BRT축 간선 이원화 축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죠. 

지난해 6~8월 독일에서 시행했던 '월 9유로(약 1만 3000원) 대중교통 만능티켓'처럼 시민 요금부담 완화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거나, 불필요한 도로 확장과 토지 수용에서 탈피해 현재 도로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선진 도시 사례를 참고하자는 내용도 있었고요. 창원 근대문화유산과 트램 조화 방안, 도로폭이 비교적 협소하거나 이용 수요가 적은 구간은 단선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덧붙었죠.

마리 씨, '교통환경 변화로 개인 삶의 질이 개선되면 도시 활동이 달라진다'는 스트라스부르 믿음을 창원시가, 시민이 당장 받아들일 순 없을 거예요. 삶의 모습이 다 똑같을 순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떠올려 볼 순 있겠죠. 생각의 꼬리가 발전한 안을 내놓고 또 행동을 불러올 수도 있을 거고요.

숱한 논의가 있었기에,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는 도시, 걷고 싶은 도시,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는 길은 정해져 있는지도 몰라요. 선택만 남았을 뿐이죠.

이 도시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창원시민은 BRT로 시작하는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갈등과 논쟁이 있고 불편과 불안이 있겠지만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자동차 중독을 벗어나 대중교통 친화도시가 되는 날까지. 계속 또 틈틈이 지켜봐 주세요. 그럼 안녕. 잘 지내요. <끝>
 /이창언 김연수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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