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향초(茶半香初).
"차는 반을 마셨지만 그 향기가 처음과 같듯이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업무에 정진하겠다고 다짐합니다."

▲ 황인수 산청군산림조합 조합장. /박일호 기자
▲ 황인수 산청군산림조합 조합장. /박일호 기자

산림 전문과 과정을 거쳐 거제시 산림조합에 첫 발령

산청군 산림조합 황인수(58) 제18대 조합장은 지난 3월 11일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황 조합장은 지난 2009년에 작고한 아버지 황진연 씨와 어머니 한수선 씨와 사이에서 1남 4녀 중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누나 한 명과 여동생 세 명이 있다. 

그는 당시 전매청에 근무하던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3대가 같이 살면서 '효'를 중시하는 가정교육을 받으며 특별한 어려움 없이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일곱 살에 아버지 직장을 따라 고향인 산청군 시천면 천평리를 떠나 진주로 이사했다. 진주 금성초등학교, 진주남중학교, 동명고등학교를 거쳐 진주산업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산림 전문가로서 과정을 거쳤지만, 황 조합장의 어릴 적 꿈은 산림전문가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 시절 초등학생들이라면 한 번쯤 꿈꿨던 과학자 또는 공학도에 관심이 컸다. 공학도를 꿈꾸며 학창시절을 보낸 황 조합장의 진로는 당시 경상대학교 농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외삼촌 영향으로 농과대학 임학과로 진학하면서 달라졌다.

대학 시절 지도교수가 산림조합에 일자리고 있다고 소개해 임시직으로 산림조합에 들어갔고, 이듬해 공채에 합격해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정규 직원에 채용돼 1988년 첫 발령을 거제시 산림조합으로 발령받았다. 황 조합장에게 거제시 산림조합은 첫 부임지라는 의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평생 반려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거제시로 발령받자 직장 동료들이 현재 아내인 김미애(57) 씨를 소개해줬다. 마음씨 고운 아내에게 반해 결혼했고, 1남 2녀를 두고 있다.

"지금껏 아내와 살면서 마음이 조금 상한 적도 있었겠지만 특별히 다툰 기억 없이 잘 지내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아이들도 철이 드니 엄마를 마음 고운 보살님이라고 놀리기도 한다"고 아내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산립사업은 금융사업의 활성화가 절실

그는 조합장에 출마하게 된 동기에 대해 "지난 30여 년간 오직 산림조합만 바라보며 한길을 걸어왔다. 산림조합은 급변하는 산림정책과 늘어나는 산림업체들의 난립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산림에 철학이 있는 전문경영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합장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직원들과 소통에 대해 "직장 내 맏형으로서 허물없이 직원들과 지내려고 한다"며 "사소한 문제도 거리낌없이 대화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직원 때와 조합장과 업무 무게감이 확실히 다름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그는 "4년 동안 경영권을 부여받은 만큼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산주들의 소득 증대, 그리고 지역사회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림사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현재의 환경을 개척하려면 금융사업의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황 조합장은 "산청군 산림조합의 1등 과제는 무엇보다 직원 간 믿음과 화합된 분위기로 조합원으로부터 신뢰받는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원 소득증대에 집중하는 선도경영단지 사업 

그는 특히 산청군 산림조합의 장점으로 목재 집하장을 이용해 직영벌채를 통한 산주의 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 있고, 수집된 원목으로 톱밥과 신재생 에너지인 목재 펠릿을 생산·보급함으로써 고용 창출과 지역자원순환경제를 실현하는 것을 꼽았다.

황 조합장은 "산청은 지리산 자락을 낀 전형적인 산촌으로서 산에서 소득을 올려야 많은 지역민의 소득이 안정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에 산청군 산림조합 전무로 근무할 때 산림소득 모델 사업으로 시작한 '선도 경영단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3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도경영단지 사업은 산림에 곰취와 산마늘·음나무 같은 작물을 소득작물로 집중 육성해 이를 롤모델 삼아 산주 조합원을 위한 소득증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이다.

그는 특히 산림조합에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여러가지 뜻깊은 일이 많았지만, 8여년 전에 경남도내에서 산청군에서만 유일하게 시행한 '산림 바이오메스 사업' 정책을 제안, 성공시킨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황 조합장에게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는 조합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였다.

출마하기 전까지 조합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조합장에 출마하니 선거운동 기간에 여러가지 흑색선전 등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이 또한 지나고 보니 사람들을 알아가는 길이고, 사람을 알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 선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선거에 나갈 당시는 마치 광야에 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많은 공부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힘들었던 선거 때를 회상했다.

사유림 활성화를 위한 유통과 시스템 개선에 매진할 것

황 조합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우리나라 산림은 67%가 사유림으로 산림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보존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사유림 활성화를 위한 임산물 유통의 혁신과 시스템의 개선에 매진하겠으며, 산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산림조합을 산주와 조합원 임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조합원의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협동조합으로서 기능을 더 충실히 하고 조합원이 조합을 이용 할 수 있는 사업을 더 확대해 하겠다"고 했다. 이어 "유통 사업 신용사업을 적극 활성화하고, 조합원의 소득 증대를 위한 기술 지도 자금 지원 극대화는 물론 조합 경영에서 조합원의 소리를 항상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익형 임업직불제 도입' 제안

황 조합장은 "지역환원 사업과 조합원 배당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산주 조합원과 임업인의 실질적인 소득 향상을 위해 다양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전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조합원이 맡긴 경영권을 매사에 신중을 기해 책임감 있는 자세와 선량한 관리자로서 조합원으로부터 믿음과 확신을 심어주는 투명한 경영으로 신뢰 받는 산림조합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산청군은 임산물 주산단지로서 산지소득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장기저리 정책자금 지원과 많은 양의 임업기계 면세유를 확보해 조합자과 산주에게 지원해 나가겠다"며 사업 구상을 상세히 밝혔다. 덧붙여 산림의 공공성을 위해 '공익형 임업직불제 도입'을 제안했다.

황 조합장은 재임 기간동안 꼭 하고 싶은 사업으로 "우선 선도경영단지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산주와 조합원들의 소득증대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이라면서 "특히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고자 신용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산립조합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조합장으로 기억되고파

현재 산청군 산림조합은 신용사업으로 여·수신 780억 원 규모의 1개 금융점포를 산청읍에 두고 있다. 황 조합장은 임기 중에 산청군 남부지역에 금융점포를 개설해 더 많은 고객이 산림조합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여·수신 1000억 원을 목표로  신용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림조합에 초임 발령 받았을 때부터 마음으로 다짐한 것이 반드시 산림조합 발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이 그때인 것 같다. 산림조합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성공한 조합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