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에 하재갑 씨가 당선됐다. 하 지부장은 경남지부 회원 중 총 투표자 2182명 가운데 1442표(66%)를 얻어 전국 19개 지부장 동시선거 출마자 가운데 득표율 1위로 당선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의 기대와 열망을 안고 지난 8월 21일부터 지부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하 지부장은 15여 년간 창원에서 중개업을 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협회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민과 함께 지역 부동산 발전을 위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데 여념이 없다. 다음 달 1일 취임을 앞두고 하 지부장을 만나 협회 발전 방향과 지역 부동산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Q.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지부 소속 회원 현황과 주요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지부는 시·군·구 22개하지회와 각 행정동 단위의 분회로 구성돼 있습니다. 도내 등록 개업공인중개사 6376명 중 6265명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고, 회원 등록비율은 98.25%입니다. 협회의 주요 업무와 활동 사항으로는 △회원의 업권 보호와 권익향상을 위한 업무 △부동산 중개와 거래제도의 개선에 관한 조사·연구업무 △회원과 부동산 관련 종사자의 자질향상을 위한 지도와 교육에 관한 업무 △부동산 거래질서 의식의 고취를 위한 홍보업무 △부동산 거래정보망사업과 부동산 관련 정보의 수집 분석 발간과 정보제공사업 업무 등이 있습니다.

Q. 소속 회원들과 결속을 다지기 위한 방안이 있나요?

지부 사무국과 조직을 회원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회원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협회를 서비스 봉사조직으로 대폭 개편 했습니다. 지부장실을 회원 민원상담실로 공개하고 '회원민원 상담제도'를 도입 했습니다. 회원들이 중개업에 종사하면서 법률이나 세무에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하고 사건을 의뢰할 수 있도록 지부에 자문변호사와 자문세무사를 위촉해 회원들의 고충을 없앨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회원들이 애로사항을 비롯해 법, 제도 개선 등을 수시로 지부에 제안할 수 있도록 '회원 제안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회원과 장기 회비미납자, 공제 미가입자에 대해 각종 정보용 자료 미제공, 협회 주관 전문교육 참여 금지 등 각종 혜택을 차단해 협회가 명실상부한 회원 중심의 회원의 협회로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Q. 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요?

경남 지역에는 부동산 컨설팅업자라고 불리는 유사 중개사무소가 산재 했습니다. 무등록자, 무자격자, 자격증 대여자, 컨설팅을 이용한 불법중개행위는 도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전가됩니다. 이 같은 행위를 단속하고자 중앙회, 지부, 지회, 분회에 '불법중개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중 입니다. '지부지도단속위원회'도 구성해 상시 가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지역에는 상시 '단속 안내 현수막'을 게시하고, 경남도와 시·군·구와 합동 지도 단속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무사협회에 직거래 대리계약 근절을 협조 요청했으며, 위반업체에도 경고문을 발송해 불법중개사무소를 자진 철거토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Q. 임기 동안 추진할 사업과 계획이 있습니까?

협회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방'과 '한방앱'에 허위매물이 아닌 진성 매물만 있는 부동산 어플로 확장·발전시켜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최고의 부동산거래정보망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 개업공인중개사와 소속공인중개사는 2년마다 의무적으로 연수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상당한 부담이기에 연수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경남도 조례 제정·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부동산 매매업, 분양대행업, 컨설팅업 등 중개 업역 확장에 앞장설 것이며, 공인중개사 과다 배출 억제 등 공인중개사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경남지부에 전국 최초로 '공약실천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기간 회원들에게 약속한 사항은 물론 협회 현안 개선에 집중하겠습니다.

Q. 공인중개사들이 많은 만큼 업계 경쟁이 치열한 텐데요?

전국 최초로 '중개업무 준칙'을 마련해 회원 간의 분쟁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무 때 신의 성실의 원칙으로 꼭 준수해야 할 필수사항을 제정했습니다. 그 후속조치로서 회원 간의 분쟁 등을 조정하는 '지부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분쟁, 무하자의 중개로 공정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와 중개 질서를 확립하고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개업공인중개사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Q. 각종 지역 부동산 지표가 암울합니다. 업계에서 체감하는 지역 부동산 경기는 어떤가요?

2~3년 전에 비하면 부동산 투자자가 80% 이상 줄었습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는 거래절벽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특히 경남지역 아파트 값은 많이 내려간 상태입니다. 집값이 더 하락한다면 지역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죠.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아파트'가 속출하고 금융회사들은 대출금을 상환받지 못해 결국 가계부실, 금융 부실, 경기 장기 침체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Q. 경남 부동산 시장의 침체 원인을 분석한다면요?

경남 부동산경기 침체는 수도권과 지역의 차별화 없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위주의 정책을 우선 지적할 수 있습니다. 또 지역 아파트 과잉 공급, 지역 산업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공단의 침체와 젊은 세대의 외곽 주거이동을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정부 부동산 정책에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현재 부동산정책은 수도권 부동산정책이지 지역을 위한 부동산정책이 아닙니다. 부동산 거래 숨통은 틔워줘야 합니다. 물론 부동산 투기를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경기마저 죽이면 곤란하죠. 부동산 경기가 어려울수록 지역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지역 부동산을 거래절벽으로 내몰아가는 형국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한 지역별 맞춤형 차별화 부동산정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Q. 정책 차별화를 해야 하는 이유와 지역 맞춤 정책을 제안한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수도권의 집값을 잡겠다고 지방에까지 금리 인상과 부동산 대출 총량제 등 부동산 억제 대책을 반시장적으로 일괄 적용하는 것은 장기 불황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개별성과 국지성이 강합니다. 따라서 지역과 수도권을 똑같은 잣대로 부동산을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지역여건과 지역실정에 맞는 부동산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경기침체, 부동산 불황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기대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지역 맞춤형 부동산정책으로 세제 혜택뿐 아니라 금융 지원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입니다.

Q. 지역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적 관점으로 필요한 대책이 있나요?

청년을 위한 양질의 취업자리 마련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 저렴한 주거 공간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대학 등 좋은 학군을 유치하고, 자녀 교육비 지원 등을 통한 젊은 세대를 유입시켜야 합니다. 또한 현행 대출한도 60%에서 70%로 상향 조정하고, 비사업용토지의 양도소득세 한시적 인하, 아파트 수급 조절 등이 이뤄져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부동산 경기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Q. 도내 공인중개사들도 큰 어려움을 겪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협회 차원 대안이나 대책이 있는가요?

부동산 중개업을 한지 15년 동안 부동산 경기가 이렇게 어려운 적은 처음 느껴보는 것 같습니다. 개업공인중개사도 폐업을 하고 싶어도 다른 업종으로의 변경도 쉽지 않고 사무실도 내어 놓아도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정부와 지자체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을 수립 시행토록 건의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법 개정을 통한 부동산 매매업, 아파트·상가 분양 대행업, 공공기관 매매물건, 부동산 컨설팅업 등을 중개업 업역에 포함하고, 컨설팅을 이용한 불법중개업체의 강력한 단속을 통해 업역 보호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Q. 부동산 중개업 비전과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은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이 어렵고 힘든 시기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이 반드시 오게 될 것입니다.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때 관심을 둬야 합니다. 부동산 투자는 '관심'입니다. 관심이 있어야 안목이 생깁니다. 안목이 있어야 좋은 부동산 나쁜 부동산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중개는 대형화, 협력회 시대입니다. 나 홀로 중개를 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법인화를 통한 대형화나 여러 개업공인중개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부동산 없이 살 수 없습니다. 부동산은 인간 삶의 근원입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이 가까워지듯이 부동산 경기도 반드시 회복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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