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가을달(8월)을 잘 보내셨는지요? 저처럼 더위와 씨름을 하느라 힘이 드셨던 분도 계셨을 것이고 그리 힘들이지 않고 여름을 잘 보내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제 건들바람에 살살이꽃 살랑거리는 가을이 온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맛을 보여 줄 온가을달(9월)입니다. 맑이슬(한로)을 지나고 온가을(추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어김없이 바뀌는 철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 사람도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철처럼 익어가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늦더위가 좀 더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내버려 두시고 가을 맛 제대로 느끼시길 비손합니다. 이달에 맛보시는 토박이말은 좀 더 맛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창수

토박이말 맛보기 틀을 노란빛 바탕에서 하늘빛 바탕으로 바꿨더니 보기에 좋다는 분들이 계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긴 글은 읽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해서 짧게 뜻과 보기월만 넣어 맛보여 드리는 것으로 바꿨는데 보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는 것은 참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둘레 분께 나눠 주시는 분들은 많지 않아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토박이말 맛에 뭔가를 더해야 할 것 같은데 뭐가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간대로 되는 일이었으면 제가 스무 해가 넘도록 이렇게 터울거리고 있지는 않겠지요?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늘고 있고, 우리 푸름이들이 잘 자라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좋은 수가 나오지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 가운데 좋은 수가 떠오르시는 분은 슬기를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이창수
/이창수

밝날(일요일)에는 들말마을배곳 이레끝 놀배움터가 새로나꽃배곳 어울마당(신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있었습니다. 놀이마을학교 깜냥깜냥에서 마련한 놀이마당에 곁들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놀이마당을 찾아온 많은 아이들, 놀이를 돕겠다고 온 이바지 배움(봉사활동 학생)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버이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온몸을 써서 움직이며 노는 놀이마당에 토박이말 딱지놀이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저렇게 좋아하는 놀이와 토박이말을 어떻게 이을까 생각을 하느라 흰머리가 몇 가닥 더 늘었지 싶습니다. 

놀이냐 배움이냐 하는 갈림길이 아닌 놀이와 배움이 어우러진 제대로 된 토박이말 놀배움 수를 찾으려면 더 많은 분들들의 힘과 슬기를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걱정하지 않고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열어 주신 신진초등학교 곽상윤 교장 선생님께 놀이마당에 함께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이창수
/이창수

사흘 이어서 비가 내리다 그치더니 갑자기 날씨가 서늘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제 아침에 짧은 옷을 입고 나왔다가 해가 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은 바람까지 더해 춥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서늘했습니다. 아침에도 어제저녁 못지않게 서늘합니다. 낮에 더울 거라고 해서 짧은 옷만 입고 나왔는데 긴 옷을 하나 걸치고 나올 걸 그랬다 싶었지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와 땀을 흘리다가 서늘하니 춥니 하는 말이 나오게 더위와 추위가 갈마드는 여느 때와 다른 날씨가 낯설지만 저는 참 좋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과 가까이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이창수
/이창수

어제 밤마실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걸어서 배곳으로 왔는데 그것도 걸은 거라고 안에 들어오니 더웠습니다. 바람틀(선풍기)과 더 가깝게 지내야 할 날이 온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게 오늘 토박이말을 맛보여 주었습니다. 오늘 토박이말은 갈말입니다. 갈말은 '과학', '수학'처럼 학문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로 '학술어', '학술용어'와 같은 말이라고 풀이를 해 주었습니다. 학문을 뜻하는 '학'과 같은 토박이말에 '갈'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음성학'을 옛날에는 '소리갈'이라고 했으며 '갈'에 쓰이는 말이니까 갈말이라고 한다고 말해 주었지요. 학문을 갈고닦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을 볼 때 '갈'은 '갈다'에서 온 것 같다는 말도 함께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학술어', '학술용어'가 쉬운지 '갈말'이 쉬운지 물으니 '갈말'이 쉽다고 합니다. 

우리 어른들은 그렇게 못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런 여러 가지 말을 알고 난 다음 골라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낯설고 어렵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창수
/이창수

지난 닷날(금요일) 들말마을배곳 갈침이(교사) 모임을 했습니다. 살려 쓸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이야기에 이어 토바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노랫말을 되새기며 불러 보기도 했습니다. 노랫말이 제가 이제까지 해 온 토박이말 사랑과 딱 맞아떨어져 더 와 닿는 노래였습니다. 다들 노래를 듣고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버이 모임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배곳(학교) 안에 계신 갈침이(교사)들 모임이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졌습니다. 

밤이 이슥해서야 집으로 돌아왔는데 들말마을배곳 이레끝 놀배움터를 논개제가 열리는 촉석루 안뜰로 옮겨 재미있게 놀았다는 기별을 보았습니다. 제가 함께하지 못해 마음이 쓰였는데 새로운 수를 찾아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열어주신 마을배곳 갈침이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밝날(일요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의정부까지 다녀왔습니다. 같은 배곳(학교)에 있는 분의 가시버시풀이(혼인식)에 가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왔습니다. 먼 길이었지만 열 분이 넘게 와서 손뼉을 치시는 것을 보니 제 일같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구순한 집안을 꾸리며 잘 살기를 비손해 주었습니다. 

갈무리는 '정리(정돈)' 또는 '저장'이란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니 앞으로 많이 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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