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추구하는 경기할 수 있어 자신감 생겨"
마산고의 돌풍을 이끌었던 이효근(46) 마산고 감독은 지난 7월 8일 청소년야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한국대표팀의 우승을 위해 선수단과 1차 전지훈련을 보내는 지난 4일 마산구장에서 이 감독을 만났다.
이효근 감독은 "지난해 마산고가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감독직을 맡게 된 것 같다"면서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코칭스태프와 힘을 합쳐 한국이 6년 만에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탈환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잘 지도하겠다"고 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은 30년 전 자신의 은사였던 당시 마산고 감독이자 원로야구인인 장순조 감독의 뒤를 잇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고등학생 당시 날 지도했던 장순조 감독님의 뒤를 잇는다는 것이 제자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12년째 마산고 감독직을 수행 중인 이 감독은 선수로는 날개를 채 펴지 못했다.
마산고를 졸업하고 2년제인 인천체육전문대에서 야구선수로 활약한 뒤 실업팀인 한국화장품에 입단했다. 하지만 입단 후 2년 만에 팀이 해체되면서 선수 '이효근'은 은퇴하게 됐다.
선수 이효근은 무명이었으나 지도자로서 이효근은 달랐다.
이 감독은 "선수로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도 못했고, 할 시간도 부족했지만 지도자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팀을 맡게 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했는데 지도자로서 한국대표팀을 이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고 웃었다.
운동을 시작한 뒤 올해가 가장 행복한 한 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현 대표팀 수장으로 선수단의 수준에 대해 "예년에 비해 선수단 전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최근 들어 가장 약하다는 평가도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야구에 입단할 것이지만 탈고교급 선수들이라 불리는 선수들은 유급생이 많아 소집이 되지 못했다. 지역 선수인 마산용마고 김민우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협회의 지원 아래 1, 2차 전지훈련으로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밝혔듯 최근 몇 년 사이 청소년야구국가대표팀은 1·2차로 나눠 전지훈련을 치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8년 대회 이후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곤 했다.
특히 1차 전지훈련을 통해 이효근 감독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25명의 선수들을 직접 점검하고 선수 개개인의 활용방안을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더불어 2차 전지훈련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는데 이때 7명의 탈락자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표팀에서 낙오되지 않고자 1차 전지훈련장에서 자연스레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도 타격·주루코치로 합류했었지만 지난해엔 1·2차 전지훈련이 없었다고 했다.
당시 멤버와 올해 대표팀의 직접적인 비교를 피한 이 감독은 "코치로 있을 때보다 확실히 부담감이 크다"면서도 "선수단의 전체적인 경쟁력은 예년에 비해 나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내가 추구하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고 표현했다.
대표팀 감독이지만 이효근 감독의 시선은 여전히 마산고에 있다.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에도 틈틈이 마산고의 훈련과정을 보고받고 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땀 흘리고 열심히 훈련하는데 동문들의 관심은 매우 적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감독은 지난 7월 마산용마고 총동창회에서 열린 '마산용마고 야구부 후원의 밤' 행사를 두고 부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산고 야구부를 통해 마산고가 아직 건재하다는 걸 많은 이에게 알릴 수 있음에도 동문들의 관심은 부족하다. 열심히 하라고 강병중 넥센 회장이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있지만 자체 야구부 운영비가 부족하다. 그런 부분에서 지역 라이벌 용마고의 단합심이 참 부럽다."
부러움 가득한 말 속에도 이효근 감독의 모교 사랑은 표현됐다. 그는 "그래도 내가 지금 감독을 하고 있는 건 마산고를 나온 까닭 아니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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