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요즘 뭐합니까?] 정쌍학 창원시의원

"태풍 매미를 당한 아픔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산바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태풍 산바가 만조와 겹쳐 침수 피해 등을 남기고 잦아든 지난 24일 오후 정쌍학(51·새누리당, 현동·가포·월영·문화·반월·중앙동) 창원시의원을 만났다. 원래 이날 오전에 만나려 했지만, 많은 비와 강풍으로 약속 시간을 미뤄야 했다. 더욱이 정 의원은 같은 지역구 동료 의원인 이명근(새누리당)·이옥선(무소속) 의원과 함께 6개 동을 살피느라 바빴다.

"산바가 밤에 오지 않고 다행히 낮에 왔다고 주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더라. 마산 어시장과 동성동 침수 피해가 있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큰 피해가 없는 것은 다행이다."

정쌍학 시의원./박일호 기자

2003년 매미가 마산만을 덮쳤을 때 정 의원도 아찔한 기억이 있다. 해안에 인접한 두산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그렇다. 바닷물이 밀려 들어와 지상에 주차했던 자신의 차량이 물 위로 둥둥 뜨는 모습을 목격했고, 통신과 전기가 끊겨 지상 12층에서 일종의 피난 생활을 하기도 했다.

태풍 또는 해일에 대비해 마산만에서 추진되는 플랩게이트(해일 차단문)와 방재언덕, 아울러 해양신도시 건설에 따른 매립 등에도 정 의원은 소신을 밝혔다."사람들은 매미를 100년 만에 한 번 오는 태풍이라고 했다. 오늘도 두산아파트 2~3차 쪽은 허리까지 물이 찼다. 앞으로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배수 펌프장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방재언덕 방안은 나온 게 도대체 언제냐. 2003년 매미로 피해를 보고 나오지 않았느냐. '여태까지 추진 않고 뭐 했느냐'는 성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시민단체 반대 의견이 있긴 하지만, 여론을 수렴해 무엇보다 시민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방재 언덕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2006년 초선으로 마산시의회에 들어왔는데, 해양신도시는 2003년부터 추진됐더라. 가포신항이라는 국책사업으로, 안 하고는 안 될 사업이다. 그동안 TF 팀까지 구성해 수차례 회의를 했고, 34만 평에서 19만 평으로 축소했다. 시의회 균형발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해양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아 확실하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와 격려도 했다."

정 의원은 1979년 웅변학원 강사로 출발해 마산에서 계속 학원을 운영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스피치 능력과 타고난 성량 덕분에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후보 합동 연설회, 국정 보고회 등 크고 작은 행사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웅변이 그의 정치 인생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윗옷 주머니에는 늘 수첩이 두 개가 들어 있단다. 많이 닳은 한 수첩은 현장에서 주민들이 건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일명 '발로 뛰는 민원 수첩'이라고 했다. 해결한 부분은 선을 그어 표시해 놓았다. 다른 수첩은 일정 관리에 활용한다. 이런 메모 습관 때문인지 동네 소식을 훤히 알게 된다고 한다. 후반기 첫 임시회에서 그는 건의안 발의, 5분 발언, 시정 질문 등을 모두 소화해내기도 했다. 각 동의 현안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다.

"현동 근처 지능형 홈 산업단지 터에는 분양이 안 돼 고민하던 때 일본의 주식회사 덴소가 들어와 주민들도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마산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과거 가포해수욕장은 물이 참 맑았다. 이것을 자연경관 그대로 살려 유명한 가포 장어구이와 함께 관광 코스로 활용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해양신도시와 함께 가포신항이라는 대형 사업이 이뤄져 기대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국립마산병원 근처에는 '산장의 여인' 노래비가 건립돼 마산의 새 명소가 될 것이다. 월영동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박완수 통합 창원시장 후보가 공약에도 넣었던 마산종합스포츠센터 건립이 현안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시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고, 아직 진도 나간 게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시정 질문을 했는데, 국비도 투입해 2014년부터 290억 원 정도로 짓겠다는 것이 집행부 계획이다. 내년 토양 정화 작업이 단초가 되어 다행스럽다."

인터뷰 당시 정 의원은 운동화를 신고 얇은 점퍼 차림이었다. 이후 그는 곧바로 주민들이 태풍으로 길거리에 떨어진 나뭇잎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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