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 메가시티 창원' 출범 2년] (3)시민들, 실생활에서 느낀 2년
통합청사, 신규 야구장, 통합상징물. 통합 후 이 거대담론이 창원시 최대 이슈였고 시민들 역시 여기에 매몰돼 있었다. 통합 2년을 맞은 지금 그동안 '3대 현안'에 귀 기울여온 시민들은 조금씩 눈을 돌리고 있다. 이 문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의 실생활과 밀접하지 않다고 깨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지난 2년 통합 창원시에서 살며 느낀 문제들은 무엇일까?. 취재를 통해 만나본 대부분 사람은 집값 폭등, 물가 상승, 균형 발전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꼽았다.
◇집값·전세가 폭등 = 창원시 통합 후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금 모두 폭등했다. 전국 최고의 폭등세였다. 이 탓에 전세 세입자들은 평수를 줄이거나 동네를 옮겨야 했고, 주택을 가진 사람들도 더 좋은 지역, 더 나은 집으로 옮기려 했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는 나아가 양극화를 심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통합 1년을 맞은 2011년 5월 진해지역 아파트 매매지수는 148(2008년 12월 100 기준)로 통합 전인 2010년 5월 108.7보다 40p(포인트), 36%나 올랐다. 이후 다소 상승·하락을 거쳐 현재까지 148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당시 같은 기간 전국 6.9% 상승, 서울 1.5% 하락, 경기 1.1% 하락과는 대조적이었다.
아파트 매매가 폭등 원인을 공급 물량 부족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아파트값 상승이 통합을 앞둔 2010년 2∼5월 사이에 들썩거리기 시작해 통합된 후인 7월부터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점에서 전문가들은 통합 기대심리가 작용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사는 이명섭(56) 씨는 "통합 이후 지금 사는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잠시 좋아했지만 장가 보낼 두 아들을 생각하니 그게 아니었다"며 "아들들에게 1억 원 정도씩 결혼 때 보태주면 나머지는 아이들이 대출 받으면 신혼집 걱정은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돈으로 전세도 못 구해 줄 판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전세가 상승도 마찬가지다. 역시 KB국민은행 자료를 기초로 살펴보면, 2012년 5월 진해지역 전세지수는 152( 2008년 12월 100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5월 112.4보다 34%나 오른 것이다.
진해구 풍호동에 사는 정미현(36) 씨는 "8000만 원 아파트에 전세 살면서 4∼5년만 더 돈을 모으면 집을 장만할 수 있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통합 후 전세금이 오르면서 2000만 원을 올려달라는 주인의 요구에 그동안 들어뒀던 적금을 깰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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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오르는 물가 = 창원의 물가 역시 통합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통합에 따른 기대심리는 집값·전세금을 끌어올렸고, 이는 연쇄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주로 개인서비스업종 가격 상승이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통합은 물가까지 영향을 미쳐 시민들 삶의 무게를 가중시키고 있다.
경남도 물가정보시스템 자료를 통해 마산지역의 개인서비스업종 가격 상승을 통합 전인 2010년 5월과 2012년 5월을 대조해 살펴보면 △설렁탕 5700원 →6375원 △냉면 5357원 →5500원 △김치찌개 4643원→5438원 △삼겹살 8576원→1만 1083원 △짬뽕 4000원→4683원으로 올랐다. 또 △미용료 2만 7857원→3만 원 △세탁료 5800원→6000원 등으로 상승했다.
현재 창원시 물가는 경남 평균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승폭은 타지역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사는 박준규(41) 씨는 "전세금이 올라 추가대출한 금융 부담도 증가한 상황에서 물가까지 올라 밥 먹을 때, 술 마실 때 계산에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균형발전에 대한 우려와 기대 = 창원시는 지역 간 심리적, 지리적 장벽을 허물고 골고루 잘사는 균형발전을 핵심으로 시정을 운영해 왔다.
이에 마산지역 주민들은 각종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다소 보이는 것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우려도 나타냈다.
마산어시장에서 식당을 하는 정영혜(51) 씨는 "통합되고 나서 딱히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다. 상권을 활성화하려고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마산은 오래된 도시라 활기를 불어 넣으려면 다양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생색내기식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진해지역 주민들은 현재 시행되는 사업에 대해 대체로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듯 보였다. 마산, 창원지역 주민보다 다소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았다.
진해구 여좌동에 사는 허정현(35) 씨는 "통합 후 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많다는데 진해 주민들이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끼는 사업이 아닌 것 같다"며 "여전히 대중교통은 불편한 편이고, 극장, 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책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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