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된 해안 곳곳엔 시신…여진·쓰나미 공포에 수색 난항일본 당국 "미야기현 사망자 수, 1만 명 이하면 기적"
쓰나미가 휩쓸고 간 미야기현(宮城縣). 인근 해변의 시선이 향하는 곳곳마다 시신이 놓여 있다.
일본 동북부를 뒤흔든 지진·해일은 미야기현을 '유령도시'로 만들었다.
14일(현지시간) 장례식장과 화장터는 꽉 들어찼다. 관계자들은 시신 운반용 부대와 관은 이미 동났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화장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 화장이나 매장을 하기에 앞서 우선 지역 당국의 허가를 받는 제도를 임시 폐지했다.
일본 보건부는 "긴급조치다. 지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 소마에는 화장터가 단 1개뿐이다. 하루에 시신 18구만 처리할 수 있다.
시설 관계자는 "시신을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밀려 있어 다른 화장터를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해변은 수백번의 여진으로 형체를 잃어버렸다. 최근 규모 6.2의 여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도 발령됐다.
소마에는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군인들은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고지대를 찾아 이동하라.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쳤다.
비록 이날 경보는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지만 이 때문에 수색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쓰나미로 인해 선박은 무려 1㎞나 떠밀려와 도로에 서 있다. 소마 지역 관계자는 3만8000여 명이 홍수 피해를 입고 수천 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방사능 누출에 주가는 대폭 증발했다.
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현 제1 원전 원자로 1·2·3호기가 모두 폭발했다. 이에 방사능 누출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 인근 지역 방사능 수치도 정상 수치에 비해 10~1000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일본 전역에 방사능 누출 공포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15일 오전 8시 현재 경찰이 공식집계한 사망자 수는 2414명이다. 그러나 해변에서 발견된 시신 등을 합치면 사망자 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야기현 경찰서장은 이번 재앙으로 이 지역에서만 1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일본 당국은 정확한 사망자 수를 밝히길 꺼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1만 명 이하로 사망자수가 집계되는 건 기적"이라고 분석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에서는 무려 23만 명이 숨졌다. 이중 18만4000여 구의 시신만 발견됐다.
한 전문가는 "일본 상황을 지켜봤을 때 현재 바다에 휩쓸려갔거나 잔해 속에 묻힌 시신이 엄청날 것"이라면서도 "일본은 지진에 대비한 사전 대책과 도시 계획이 탄탄하기 때문에 2004년 참사 당시보단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현재 43만 명의 시민들이 긴급 피난시설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2만4000여 명은 여전히 고립돼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은 사흘째 소량의 음식으로 버티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추위가 밀려와 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다. 집을 잃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시민들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이 같은 고통을 겪어본 적이 없다.
사토 하지메 이와테현(岩手縣) 공무원은 "필요로 하는 공급품의 단 10%만 도착했다. 특히 시신 운반용 부대와 관이 부족하다"며 "해외 장례식장에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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