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경제환경문화위, 월드콰이어챔피언십 전반 집중 추궁
◇국제대회 허울 속 막대한 도비 = 사업 초기 12억 원이던 도비부담분이 55억 원으로 증가한 점, 협찬 등 기타 58억 원이 10억 원으로 줄었다가 5억 원만 채운 점이 지적됐다.
김상하 의원은 "농협과 경남은행이 한 협찬금 5억 원이 자발적으로, 호의적으로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협찬금은 국내참가팀 유도를 위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김오영 의원은 "불교, 기독교 합창단 참가자 1명당 7만 원씩 지급했는데 어디 예산이냐"라고 묻자 조직위는 예총에서 지급했고, 금융기관 후원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오영 의원은 "경남은행, 농협 협찬 5억 원은 세입인데 7만 원씩 지급해서 참여 유도한 것으로 결론 내리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은지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회성 전시행정, 정체불명 국제행사 유치의 결과"라고 쏘아붙였다. 김오영 의원도 "이 대회는 유치과정에서부터 도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정을 위한 것이었다"며 "독일 인터쿨투르재단은 합창음악을 위한 국제적 사기집단이라고 표현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분담금 반환 못하는 불공정 계약 = 재난이 발생했는데도 분담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불공정 계약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이유갑 의원은 "국제변호사 자문도 없이 계약을 했다는 말인데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반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쿨투르재단에 준 분담금 280만 유로를 되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행부는 궁색한 변명만 했다. 조직위원회 김해용 사무국장은 "애초 300만 유로에서 20만 유로를 깎았다"며 "되돌려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종대 문화관광체육국장도 "계약서상 상환 불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반환할 수 있을지 검토해서 대응하겠다"고 소극적인 의견을 밝혔다. 또 정부의 국제행사 승인을 받기 전에 인터쿨투르 재단에 계약금 송금 문제점도 추궁했다.
그러나 정통성 없는 대회를 무리하게 만들어 유치했다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15일부터 열린 제주국제합창제는 국내 51개 팀, 국외 9개 팀이 참가하고 있다. 예산규모는 도비 2억 원, 국비 2억 원이다.
김오영 의원은 제주국제합창제 사례를 들며 "분담금도 없고 제주도가 기획한 이 대회가 어떤 차이가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배 국장은 "격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에 김오영 의원은 "광주와 제주도가 유치를 '노'한 대회를 경남이 한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또 이유갑 의원은 "신종 플루 확산시점에서 외국팀이 들어오면 문제가 될 거라고 판단했을 텐데 조직위에서 도지사에게 어떻게 보고했나"라고 물었다. 이는 대회 강행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어 "심각한 문제 인식을 못 했고,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재차 묻자 조직위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교육사회위 보건복지여성국 대책보고에서는 중단검토를 요청한 적이 있다고 했었다.
◇사후 수습 철저히 = 박영일 의원은 "예산상 책임은 누가 지나. 지사가 책임진다고 했는데 뭘 책임지는 것인가"라며 "일반기업이면 몇십 명 사표 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숙사 방비를 받았다는 문제제기, 신종 플루 양성확인 후에도 하동에서 공연을 강행한 이유, 턱없이 관람객이 적었던 점도 불거졌다. 신 의원은 "전반부 대회에서 4개 시 공연장에서 관람인원이 2000명이냐, 경남문화예술회관만 1500석"이라며 "학생 등 관제동원은 몇 명이냐"고 따졌다.
또한, 이번 대회유치와 관련한 전반에 걸친 조사는 감사원에서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오영 의원은 "책임을 전가할 곳이 없다. 위에서 결정된 정책이었다"라며 "누가 누구를 감사해야 하나. 감사가 필요하다면 감사원에 스스로 감사요청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경제환경문화위는 이날 2시간 동안 대책보고, 질의에 이어 도의 적극적인 신종 플루 확산차단과 함께 대회에 대한 전반적인 법적 검토를 촉구했다.
송경영 위원장은 위원회 촉구의견을 통해 "모든 인적자원을 동원해서 독일 인터쿨투르재단과의 불평등계약 여부와 선지급한 분담금 반환에 대한 법적 검토를 철저히 해 경비 구제방안을 강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숙박비 등 인터쿨투르재단이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까지 도가 부담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면밀히 대비토록 해야 한다"며 "국내행사 준비 등에 들어간 행사경비의 정산을 철저히 해 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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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정치, 행정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경남도부터 18개 시군, 그리고 의회. 서울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각 정당을 담당하는 기자들을 총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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