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권 후보에 0.47%p 차 신승
시도교육감협 위상 제고 전망
곧바로 교육청 출근·업무 복귀
선거기간 논란 '아이톡톡'챙겨
전문가 협업한 문제 해결 강조

경남 최초 '3선' 교육감이 선출됐다. 박종훈(62) 당선자는 3선 교육감의 무게감을 강조했다.

박 교육감은 1일 치러진 6.1지방선거에서 50.23%(72만 7720표) 득표율로, 김상권(49.76%·72만 970표) 후보를 6750표 차로 제치고 신승했다. 2014년 첫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한 후 세 번째다.

박 교육감은 2일 당선 회견에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3선 교육감 = 박 교육감이 3선 임기까지 마치면 12년을 꼬박 교육감으로 지내게 된다. 2014년에 입학한 초등학생이 성인이 되는 기간이다. '박종훈의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간 박 교육감이 강조했던 교육철학을 보면 3선 교육감이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가늠할 수 있다.

박 교육감은 줄 세우기, 주입·암기식 등 낡은 교육을 없애고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육에 집중했다.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 학생인권, 학교·마을 공동체, 민주·평화적인 학교 등을 강조하며 실천했다.

또 3선 교육감으로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초선·재선과 달리 교육계 구조를 훨씬 더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 영향력이나 발언권이 커질 수밖에 없다.

▲ 경남도지사와 경남교육감, 비례대표 경남도의원 당선증 교부식이 2일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렸다. 박종훈(오른쪽) 도교육감 당선자가 이창형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서 당선증을 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경남도지사와 경남교육감, 비례대표 경남도의원 당선증 교부식이 2일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렸다. 박종훈(오른쪽) 도교육감 당선자가 이창형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서 당선증을 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진보 성향 교육감은 9곳, 보수 성향 교육감은 8곳으로 나뉘었다. 경남을 비롯해 서울(조희연)·인천(도성훈)·울산(노옥희)·세종(최교진)·충남(김지철)·전남(김대중)·전북(서거석) 등이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진보 교육감은 5명이 줄었다. 그럼에도 박 교육감은 "그렇지만 교육감협의회에서 토론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합리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교육감은 "개인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정책적으로 진보에 유리한 것만 고려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교육감협의회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교육제도 변화를 주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초박빙 승부 =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는 그야말로 극적인 초박빙이었다. 김상권·박종훈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0.47%p다.

박 교육감은 2일 이번 선거 표심과 관련해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권자를 만났을 때 느꼈던 것을 생각하면 출구조사 결과는 뜻밖이었다"며 "정치적 분석은 못 하지만 보수의 바람이 상당했던 것으로 느낀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거는 제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고, 그 어느 때보다 알찬 4년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7시 30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는 박 후보가 50.8%, 김 후보가 49.2%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박 교육감과 선거사무소에 있던 선거단·지지자 모두 밤을 지새웠다.

이날 오후 11시 이전까지는 박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다, 11~12시 사이에는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했다. 이후 2일 오전 5시 30분쯤까지 줄곧 김 후보 득표율이 앞섰다. 최대 5000여 표 차이가 나기도 했다.

그러다 오전 4시 50분께 갑자기 박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함성이 터졌다. 몇 분 전만 해도 3000여 표였던 차이가 순식간에 1700여 표로 좁혀져서다.

이어 오전 5시 34분 박 후보 득표율이 김 후보를 앞질러 역전했다. 환호와 박수가 잇따랐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선거사무소에 나타나 함께 고생한 선거운동원·지지자를 다독였다.

박 후보는 "저를 지지했거나 하지 않은 모든 분의 생각을 녹여서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감으로, 더 미래지향적인 교육으로 갚겠다"며 "처음 3선 교육감이 됐다. 그 무게감으로 더 큰 일도 하고, 작지만 소중한 것도 챙기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2일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출근 시간에 맞춰 경남교육청으로 왔다. 당장 현안부터 집중하겠다고 했다. 가장 우선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교육 플랫폼 '아이톡톡'이다.

그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었다"며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현재 조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자와 교육 전문가의 협업을 잘 이끌어 내서 아이톡톡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겠다. 교육데이터세트 축적이 중요한데, 개인적으로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해 답답함이 있었다. 적극적으로 챙겨보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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