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서울본부 사상 최연소 본부장

박재훈(37) 경남도 서울본부장은 도 서울본부 사상 최연소 본부장이자 현재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본부장 중 가장 어린 나이의 본부장이다. 박 본부장은 '너무 젊다는 주변 평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이가 적다고 경험이 부족한 건 아니"라며 "젊다는 것은 참신하고 열정적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보며, 기존 관행을 개선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점 또한 있다"고 했다. 

Q. 부친 고향이 남해이고 본부장님은 부산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82년생이고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친 고향이자 제 본적이 남해이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남해 출신이라 많이 생각합니다. 남해가 실제 친숙하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남해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셔서 명절이나 방학 때 자주 가곤 했습니다. 남해 바닷가에서 줄낚시를 해 게 등을 잡고, 또 경운기를 타거나 볏짚을 지게에 져보고 했던 게 기억납니다. 남해뿐 아니라 모친 고향인 고성에도 자주 갔습니다." 

Q. 경남도 서울본부장 임명 전에는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한 것으로 압니다. 본부장 되기 전 주로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비영리재단에서 2년 간 일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경험을 시작으로 국회에서 일을 하게 됐습니다. 이목희·김병기 의원실에서 비서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며 보건복지위원회와 국방위, 정보위 등 다양한 정책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상임위 활동을 계기로 국가정보포럼과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전문위원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대의 정치의 매력에 빠져 국회 일을 시작하다

Q. 원래 정치 쪽에 관심이 많았던 건가요? 정치 쪽을 일을 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회를 바라보면서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를 가진 국민들의 문제의식을 제도권 내에서 논의하고, 타협과 양보의 숙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자칫 충동과 과격함이 나타날 수 있는 날것 그대로를 한번은 정화할 수 있는 대의 정치가 갖는 매력에 빠졌습니다. 저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국회라고 생각했습니다"

Q. 경남도 서울본부장에 임명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중앙에만 계속 있었는데 지방정부 행정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주민과 보다 가까이에서, 행정이 실질적으로 주민에게 어떤 이로움을 줄 수 있을지에 고민이 있었어요. 또 여러 가지로 어렵고 혼란한 시기인 경남에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던 간절함이 저를 여기까지 이끈 것 같습니다." 

젊기에 보다 참신하고 열정적일 수 있어

Q. 지난 5월 임명됐을 때 주변의 첫 반응은 '젊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장일단이 있을 거 같은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요.

"맞습니다. 현재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본부장 중 최연소예요.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국회에 있을 때도 최연소 선임보좌관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고 또 부담도 컸고 때론 상처도 있었습니다. 나이가 적다고 해서 경험이 부족하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젊다는 것은 참신하고 열정적이라는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기존관행을 개선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선후배님들 가운데 세대로서 오히려 공감과 소통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봅니다. 제가 임명된 가장 큰 이유도 일 중심의 조직을 만들라는 뜻이 있다고 보고요. 한편으로 늘 선·후배님들을 공경하는 마음, 배우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겸손은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Q. 이제 임명된 지 6개월 정도가 됐습니다. 기대나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 어떤가요.

"6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일을 하고자 하면 끝이 없는 자리예요. 국비 확보부터 법안의 입안, 정책 발굴 및 정책동향 파악, 도정 홍보, 또 국회와 정부, 언론 등과 협력관계 구축, 출향 향우 지원, 투자유치, 농축수산물 홍보 등 많은 역할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본부장으로 일하며 일반직 공무원의 삶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소신 있고, 열정 가득한 분들이었습니다. 국회에서 근무할 때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행정부는 일처리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았거든요. 약간 소극적이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경험해 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여기는 내부 절차가 많았습니다.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한 거죠. 규제도 많고.  엄격한 감사로 공무원들이 경직돼 있는 것도 느꼈습니다. 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Q.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주력하는 도정 혁신과 관련 있는 거죠.

"도정 혁신을 통해 적극적인 행정과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있죠. 대표적으로 '도민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어떤 혜택이 돌아가느냐' 이런 관점에서 직원들이 고민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사전컨설팅 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적극 행정을 한 결과에 대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감사에 따른 징계요구 등을 제한해 공무원을 보호하고 있기도 합니다. 반면 공무원의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등으로 도민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재정상 손실을 입히는 경우는 징계 양형 기준에 따라 엄정 조치 중에 있습니다. 또한, 놀이터와 일터의 합성한 신조어인 '놀일터'가 되도록, 직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하고 일이 놀이처럼 즐거워 일상이 행복하도록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 지난 10월 8일 경남도 서울본부를 방문한 경남도의회 자치분권강화특별위원들과 함께. 왼쪽에서 세 번째가 박재훈 본부장. 

국비 확보로 경남 경제 살리는 데 기여하고파

Q.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으로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경남도 서울본부 업무는 무엇입니까. 

"단기적으로는 무엇보다 국비 확보가 중요하죠. 필요한 국비를 반드시 확보해 경남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법안 통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과 재료연구소의 연구원 승격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처음 서울본부에 왔을 때는 본부 조직의 안정적 변화와 내부 정비에 힘을 썼고, 또 국회, 중앙정부 등 네트워크 복원 및 외연 확대 주력했습니다. 내년에는 선제적 대응력을 갖춘 스마트한 서울본부로 도약하려고 합니다. 휴대폰 앱 등 뉴미디어 환경과 경남 서포터즈를 활용한 도정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대정부 및 대국회 영향력 확보를 위해 자문네트워크를 구성하고자 합니다. 과거 서울본부 역할은 대부분 지원과 의전 정도였는데 전 탈피하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경남도 관련 행사를 경남 현실에 맞게 가공해 홍보하고 그걸 또 향우들이 앱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경남 서포터즈는 남명학사에 있는 학생들 중심으로 꾸릴 예정인데 경남 향우회 자체가 젊어지고 세대 간 소통이 활발해지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재계와 학계, 공직자 등으로 이루어진 자문네트워크는 앞서 언급한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이라든가, 주요 정책을 현실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지원 역할을 뛰어넘어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수도권 전진기지로, 명실상부한 구심점으로 서울본부을 만들고자 합니다." 

대립과 갈등, 이분법의 진영논리 넘어서고 싶다

Q. 서울본부장 또는 공직자로서 특별한 소신이나 직업 철학 같은 게 있습니까.

"공직자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덕목은 신의와 유능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신의를 저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작게는 윗사람, 동료와 신의부터 시작해 도민, 국민과 신의가 그렇습니다. 유능함은 전문성과 책임감, 균형감각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물론 겸손함도 겸비해야 한다고 보고요. 어려울수록 기본과 원칙을 지키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좌우명은 '목표는 명확하게, 오늘을 충실히 살자' 입니다."

Q. 일 외에 특별한 취미나 공부하는 분야 등이 있습니까. 

"본부장이 되고 주말시간이 부족하지만 여유 있을 때마다 등산을 합니다. 등산을 하면 생각이 많이 정리돼요. 산에 가면 고민을 거기에 두고, 새로운 영감과 생각을 가지고 올 수 있어 좋습니다. 현재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에서 국가미래전략과 지식재산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4차산업시대 전문성을 갖추려고요. 경상남도는 스마트 산단 조성, 스마트 공장 대규모 구축을 목표로 조선·자동차·기계 산업 등 제조업 전반에 걸친 혁신과 신성장사업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IT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혁신은 경남에 기회이기도 하지만 특허, 영업 비밀 등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리스크 또한 상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전쟁의 핵심은 지식재산입니다. 전문성을 키워서 경남도와 민간경제의 지식재산 보호와 준법 그리고 지식재산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보고 싶습니다. 체감할 수 있는 경남 경제의 부흥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롤 모델 창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통합과 융합을 통한 혁신의 시대를 이끌고파

Q. 앞으로 삶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어떤 역할이 됐든 공직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거시적으로는 지역주의를 종식하고, 정의와 상식으로 이념과 세대 갈등을 통합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 그 다음은 어떤 시대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습니다. 대립과 갈등, 이분법의 진영논리에서 한걸음 나아가 통합과 시너지, 융합과 혁신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일에 부족하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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