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입맛대로, 주문대로 차려줍니다!

“거기 가면 손님 주문대로 상을 차려주지예. 두 사람 가서 회를 조금 먹을 건데 해산물을 좀 달라고 하면 회는 2만원 어치만 주고 제 철 맞는 털게나 해삼, 개불 등을 챙겨줍니더. 맞춤형 서비스라예. 꼭 가보이소.”

어시장 내 감포횟집이라 했다. 고만고만한 횟집들이 쭈욱 늘어선 시장골목에서 ‘감포횟집’ 간판을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입구는 작은데 들어가면 꽤 넓어 10개 정도의 식탁이 놓여 있다. 밖에서 보기보단 넓고 편안했다.

월요일 이른 점심시간, 주인인 김영점 사장은 마침 일주일 중 하루 쉬는 날이라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주인이 없어도 알아서 챙겨 일하는 박귀임 아지매와 박점선 아지매를 만났다.

박귀임 아지매는 이 집의 온갖 밑반찬 등을 담당하고 주로 식당 안에서 일한다. 박점선 아지매는 손님이 고르는 활어를 잡아 회를 뜨는 일을 도맡아 하는데 일이 일인지라 대부분 밖에서 일한다.

“이 집에서만 7년 정도 일했어예. 상에 나오는 밑반찬들은 전부 내 손으로 직접 다 합니더. 사온 재료들을 장만해서 데치고 볶고 조리하는 게 워낙 손이 많이 가지예. 재료들이야 요기가 시장이니 싱싱한 게 차고 넘친다예.”

/권영란 기자

귀임 아지매는 생선회가 주 메뉴이지만 입맛 당기는 몇 가지 먹을거리가 상 위에 있어야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오전 9시 쯤 나와서 저녁 10시까지 일을 한다고 했다. 언제 쉬냐고 했더니 일주일 중 하루는 쉬는데 그때도 집안 일 챙기기에 바쁘다고 말했다.

점선 아지매는 식당 입구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잡으며 먹고 가라고 권하기도 한다.

/권영란 기자

“두 사람이 먹으려면 도다리 넣어 4만 원 짜리도 있고, 도다리 빼고 3만원으로 먹어도 좋고예. 근데 여자 둘이서 마이 묵지도 못할 건데 광어, 우럭 등을 넣어 그냥 3만 원 짜리 먹으면 되겠네예.”

점선 아지매는 우물쭈물 하는 여자 손님들에게 적당히 권했다.

“손님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권하는 게 좋은 인상을 주지예. 아무리 좋은 거라도 손님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 오히려 발길을 돌리게 합니더.”

손님을 보면 회를 많이 드시는지, 좋은 회를 찾는지를 얼추 알 수 있다고 했다. ‘적당히’ 권하는 게 장사 비결이라고 했다.

누구나 쉽게 주문한다는 모둠생선회를 시켜보았다. 우럭 등 4가지 정도였는데 시내 횟집보다 훨씬 양이 많았다. 낮이라 소주 한 잔 걸치지 않고 사이다와 먹는 회가 무슨 맛이 있었겠냐 싶지만 싱싱한 회, 그 자체가 맛있었다. 그 뒤 나온 얼큰하고 깔끔한 매운탕도 일품이었다.

“최고의 장사 비결은 싱싱하다는 거 아입니꺼.” 

/권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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