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고추, 작년 1근 7000원서 1만 8000원선 '껑충'

명절 고물가 파고에 이어 김장 복병이 기다리고 있어 주부의 표정이 어둡다.

햇고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해도 600g(1근)에 7000원 수준이던 마른 고추가 올해는 1만 8000원에서 제법 괜찮은 상품은 2만 원 이상까지 올랐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배추 10포기당 1근에서 1근 반 정도의 고춧가루를 사용한다고 봤을 때 김장을 좀 넉넉히 하는 가정이라면 고춧가루에 드는 비용만도 십여 만 원을 웃돈다.

여기에 다른 부재료에 배춧값이 더해지면 올해 김장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비용이 더 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료사진 /뉴시스

햇고추가 생산되는 8월이면 각 가정에서 고추장을 담그거나 김장에 대비해 마른 고추를 사들이다가 너무 뛰어버린 고추가격에 고추장 담그기를 포기하거나 김장을 줄여서 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60대 주부 이외선 씨는 "평소 100포기 정도 김장을 해서 두 딸 집에 나눠 주곤 했는데 올해는 고추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뛰어 김장도 지난해 절반 정도만 담글 생각"이라면서 "김장을 줄이는 것도 줄이는 것이지만 올해는 고추장 담그는 것도 포기했다"며 푸념했다.

또 다른 50대 주부 이 모 씨는 "고춧가루 가격이 뛰니까 수입 고춧가루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파다한 데, 이제는 고추값 비싼 것도 고민이지만 잘못 사서 중국산을 속고 사지 않을까 걱정도 해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6일 자료를 통해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합동조사단이 전국 13개 지역 작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잦은 비와 태풍 피해 발생지역은 충청권과 전남 해안지역 등으로 국내 고추 주산지인 경북, 전남, 전북 등은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국내 최대 고추 주산지인 경북을 비롯한 다른 지역은 8월 중순 이후 일조량 증가로 말미암아 예년보다 수확 시기가 7일에서 10일 정도 늦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작황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급등한 고추가격은 9월 중순부터 재배면적이 전국의 26%를 차지하는 경북지역의 출하가 본격화되면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의 전망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지역의 한 대형마트 청과담당 바이어는 "얼마 전 경북 봉화 등 고추 산지를 다녀왔는데 시장에 내놓을만한 물건이 없을 정도로 고추 품귀현상이 심했다"면서 "현재 5근에 11만 원 수준이지만 김장 시기에 임박해서는 13만 원까지 가격이 뛸 것으로 짐작된다"고 예측했다.

그럼 김장에 대비한 고추 물량을 미리 확보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대해서 그는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소비자들이 김장 시기에 임박해서 마련하는 특성도 있고 혹시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 때문에 섣불리 사두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김장철이 되면 언제나 그랬듯이 가격은 더 오를 것이고 고추 산지에서 생산되는 물량도 거의 없어 미리 사두는 쪽을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