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 이런 자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나오다 보니 저도 얼떨떨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한지는 꽤 되는데 글재주가 없고 사진 올리는 걸 자유스럽게 못하다보니 실패작이라 생각하지만 문은 안 닫고 있습니다. 도청에 들어와서는 더 안 되고 있어요. 제 스스로 검열을 하고 있어 글 올리는 횟수가 점점 줄어 고민이 많이 됩니다. 트위터는 사실 예비후보 시절 선거참모부에서 필수라고 해서 억지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감각이 못 따라 가는 것 같아요. 농담 삼아 들었는데 최고 히트작은 ‘노회찬 고 할까요 스톱 할까요’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감각 부족한 것 같아요. 하지만 트위터는 틈나는대로 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불러주셔서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블로거들이 예민해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편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민주도정협의회 관련사항 일정 때문에 시간을 못 채우고 가야 할 것 같은데 양해를 구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혜영: 긴장 하실까봐 첫 질문은 가벼운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올해 대학을 입학한 아들이 있다고 압니다. 자녀 교육방법과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12일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열린 강병기 정무부지사 블로거 간담회. /김두천 기자

△강병기:
가벼운 게 아니라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들이 딱 하나 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에 가서 고2 때 내려왔어요. 저는 농민운동을 하다 보니 8년 정도를 아비노릇을 제대로 못했어요. 한 달에 한두번 얼굴 보는 정도로 지냈습니다.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함께 하지 못해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이라고 내세울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아들에게 나를 어찌 생각하는지 확인은 안했는데 무시하지 않는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이윤기: 저는 창원 도시철도에 대해서 묻겠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이런 말랑말랑한 분위기인 줄 몰랐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다른 질문을 하는 건데요. 내년 봄 개통을 앞둔 김해-부산 경전철의 예상 적자가 연간 700억 원 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순전히 계획 수립 및 공사 착공 당시에 예측 통행량을 엉터리로 계산하였기 때문입니다. 2000년 무렵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당시 당초 하루에 17만6358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지만, 내년 4월 개통을 앞두고 최근 김해시가 예측하는 하루 이용 승객은 최고 5만2900여명, 최저 3만5000여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재 경상남도가 창원시에 추진 중인 도시철도 역시 예측 통행량이 들쭉날쭉하고 있어서 심각한 운영적자가 발생하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두관 도지사 인수위에서도 '전면 재검토' 의견을 낸바 있고, 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도 재검토 주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의 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연구원'(김해-부산 경전철 용역기관)은 창원도시철도가 개통되는 2018년 수요 예측을 19만1000명으로 추산하였는데,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KDI는 10만 7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여 예측하였습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취임한 후 창원도시철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지만, 현재까지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원시에 추진되는 도시철도를 이용할 승객이 있는지, 정말 창원시의 미래교통 수단으로서 도시철도가 유일한 대안인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질 꾸리찌바를 국내에 소개한 것으로 유명한 박용남 씨가 대전에서 전화가 와서 창원 은 취소 됐냐고 물었습니다. 김두관 지사가 취임했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그런 기미가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강병기: 우선 저는 기술적은 부분은 잘 모릅니다. 도지사 인수위 때 재검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와 상황이 다른 제일 큰 부분은 그 철도사업 위치가 3개시(마산·창원·진해)에 해당하여 도에서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통합 창원시가 출범함에 따라 창원시로 업무를 이관한 상태입니다. 주 업무처가 창원시로 바뀌어 도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라 마라 할 수 있는 성격자체가 변했다는 걸 이해해 주세요.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걱정을 창원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잘 대응하리라 생각합니다.

수요예측이 KDI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와 다른 이유는 분석기준 연도, 배차간격 등을 달리하여 그런 것으로 보고서에 올라와 있습니다. 도에서 판달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아마  도에서 주무가 됐으면 심각하게 검토했을 겁니다. 사정이 그렇습니다.

△커서: 지난 지방선거의 큰 이슈 중 하나가 무상급식 전면 시행이었습니다. 조금 답답한게 그 이후 진행상황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남도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홍보 계획은 어떻습니까?

△강병기: 무상급식, 친환경 우리농산물 급식 등이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큰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도지사도 공약으로 걸었지요. 현재 도교육청이 주관처이고 도와 교육청이 협상·협의 하는 시간이 꽤 있었습니다. 결국은 예산 문제입니다. 도-교육청-각 시·군이 어떻게 예산을 분배할 것인가를 협상했고 얼마 전 발표했습니다. 협의 내용을 보면 2011년도는 저소득층 및 농산어촌 지역 초중고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2012년도에는 도시형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확대, 2013년도에는 전체 초등학교까지, 2014년도에는 중학생까지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연차적으로 확대 해 나갈 겁니다. 경비 분담은 급식운영경비, 인건비나 운영비는 교육청에서 전액 부담하고 식품비 부분은 도-교육청-시군이 함께 분담하기로 협의 했습니다. 큰 그림이 나왔기 때문에 연차적으로 진행될 겁니다.

사실 제가 생각해도 도민에게 알려내고 홍보하는 작업은 부족한 게 아니냐 싶습니다. 어쨌든 내부적으로 그림은 짜여 졌다고 보면 됩니다.
 
△이윤기: 유치원은 안되나요?

△강병기: 유치원 뿐 아니라 어린이집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것까지는 고민이 덜 되고 있습니다. 보육문제나 저출산 문제와 연계해 새롭게 고민돼야 할 영역으로 봅니다.

△파비: 진주 강씨 맞지요? 고집이 많이 셉니까? 강기갑 의원은 고집이 참 세더라고요. 저는 FTA와 관련해 묻고 싶습니다. 얼마 전 한-EU FTA가 체결됐습니다. 한미FTA에는 거의 모든 민중운동 역량이 집결해 반대투쟁을 펼쳤습니다. 희생자도 있었습니다. 2008년에 일어난 촛불시위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주된 이슈였지만 역시 한미 FTA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EU FTA는 협상 중에는 말할 것도 없고, 협상이 종료되고 FTA가 체결된 이 시점에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너무 조용해서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축산을 비롯한 농가의 피해가 한미 FTA에 미치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요? 제가 듣기로는 한-EU FTA로 인한 낙농가 등 농업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하고들 있던데요. 경남의 농가에는 어느 정도의 타격이 예상될지 궁금합니다.

전농 출신이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인 강병기 정무부지사님의 의견은 무엇인지, 혹 입장 같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아울러 "한미FTA가 소총수의 공격이라면, 한중FTA는 핵미사일의 공격이다"란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중FTA의 전망에 대해서도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미FTA는 미국과의 관계란 문제가 있어서 반미운동 차원에서 반대 분위기가 거셌던 거 아니냐는 오해 섞인 농담도 하던데요. 그런 것이 아니란 변호를 해주실 수 있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강병기: 농민들과 함께 하다보니 FTA 전반에 부정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실제 농민들이 피해가 많아 고민도 많습니다. 한미FTA는 반미감정과 다른 차원에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졌고 농민들이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한-EU FTA 지난 10월 6일 협정문에 정식서명을 하였으며, 지금처럼 가면 내년 7월 1일 발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발효되어서 실제 실효는 2~3년 더 걸릴 겁니다. 하지만 한-EU FTA는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정부통계를 보면 한-EU FTA로 인해서 우리나라 농업에서 향후 15년간 연평균 1766억 원 정도 농민이 손해 본다고 돼 있습니다. 제일 크게 피해가 예상되는 돼지고기 등 축산분야의 피해가 전체의 93%를 차지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경남에서도 연평균 166억 원 정도 피해가 예상됩니다. 정앙정부 차원의 대책도 나오지 않겠나 판단하지만, 도에서는 현재 한미FTA 수립된 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4개 분야 38개 사업에 2조 4.991억 원 사업비를 투자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고민스러운 문제는 이제 한중FTA밖에 안 남았는데 한칠FTA할 때나, 한미FTA를 추진할 때 농민들이 발효만 된면 다 죽는다 하고 처절하게 싸웠지만 국민들이 볼 때는 ‘그때 그렇게 난리더니 발효 되어도 별로 피해 없네’ 이렇게 생각하는 형국 아닙니까. 그래서 농민들이 제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한중FTA가 당장은 어렵겠지만 막상 제일 큰 것에는 농민들이 제 목소리 내지 못하고 가지 않겠나. 그게 제일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파비: 한중FTA가 가장 큰 문제일 겁니다. 한미FTA보다 피해가 많을 것입니다.

△강병기: 농민들이 마치 양치기 소년 같이 돼버린 것 이지요.

△파비: 경남 피해 중 함양 쪽에 흑돼지를 많이 하는데요.

△강병기: 돼지는 의외로 김해에도 많이 있고 돼지 농가가 경남에 많습니다. 돼지 농가들은 규모도 크고 투자액도 많습니다. 그동안 돼지를 키우던 사람들은 부농축에 속했는데 직격탄을 맞을 예상이니 불안해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정성인: 김훤주 차장이 일이 생겨 참석을 못해 대신 질문합니다. 김훤주 차장이 아니라도 저도 질문을 하려던 내용입니다.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가 부지사로 취임하면서 탈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민노당 당원은 아니지만 당원으로서의 정체성은 지키려 애쓸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러한 정체성과 부지사직 수행 사이에서 오는 충돌은 없습니까?

△강병기: 탈당하면서 심정을 블로그에 쓰기도 했는데, 정무직이니 탈당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공무직이라 탈당하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석 달이 지났는데 돌아보면 탈당했지만 진보주의자로서 상당한 혼돈까지는 아닌데 그동안 바깥에서 있었던 것과 전혀 다른 지위나 역할에서 오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많습니다. 4대강 문제도 그렇고, 통일쌀 보류 처리 등 ‘공직이 아니었으면 꽤 세게 발언하거나 행동했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명색이 직책이 있고, 제일 염두에 두는 것은 김두관 지사의 도정 성공입니다. 개인적인 측면이 아니라 민주진보진영의 성패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지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은 포지션을 정확히 잡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석 달 동안 공무원 말 많이 듣고 편견이나 선입견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 있었지만 사실 이런데서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제부터는 각종 업무 등에서 내 자신이 가지는 입장을 일에서 녹여내도록 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속 지금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뭔가 훤히 보인다고 말할 수는 없고 답답한 면이 많습니다.

△커서: 정무부지사는 무슨 일을 하나요?

△강병기: 도민으로 있을 때는 저도 정무부지사 역할을 잘 몰랐습니다. 정무란 말처럼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일을 하더군요. 법규상 7가지가 나와 있는데 하나같이 ‘도지사를 대신해서 무엇을 한다’는 내용이 주입니다. 도정에선 구체적인 실국 업무가 있는데 부지사는 그런 역할이 없습니다. 그래서 추상적이고 포괄적이고 애매합니다. 김두관 지사가 그런 점 때문에 저출산 보육분야, 4대 강 분야 등 7가지를 구체적으로 줘서 일정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역할입니다.

△선비: 저는 공무원 출신이라 아직도 공무원적 사고를 많이 가지고 있고, 대체로 한나라당 성향의 사람들과 많이 놉니다.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과는 1999년 퇴직을 하고 마창환경운동연합회에 가입하면서 얼굴을 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양측을 보면 진보는 보수의 이야기를 아예 들으려하지 않고, 보수 역시 진보의 이야기는 이상주의, 빨갱이 소리로만 치부해 버리는 풍토가 대단히 심각합니다. 부지사님께서는 도지사를 제쳐두고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이나 도의원을 상대로 소통의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강병기: 소위 운동권이라 하면 특성이 거창하게 말하면 철학, 가치관이 뚜렷한 것이고 적나라하게 말하면 자기고집이 셉니다. 고집이 센 것은 대부분의 특성인 듯합니다. 물렁물렁해서 적당히 타협하고 그러면 운동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벽이라고 그럴까, 자기들끼리는 친한데 딴 사람들이 끼어들기는 힘들고…. 도청에 와서 내가 그랬구나 하고 새삼 느꼈습니다.

지금까지는 공무원들과 소통이 제일 중요하며 선입견이 있으면 지우는 게 제일 먼저다 싶어 노력했지요. 특히 정무부지사는 국회의원과 도의원과의 관계를 잘 풀어서 지사가 도정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일 중요한 업무입니다. 저도 고집이 세다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진보진영 안에서 부드러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습니다.(웃음) 중앙정부와 도의원을 만날 때 내 스스로가 가진 벽 때문에 일이 안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한 평가는 더 해봐야 검증 될 부분입니다. 이제 출발한 시점에서 지금의 평가는 이릅니다. 의회나 중앙정부는 이제부터 해나갈 생각입니다.

△선비: 도청 공무원들 텃세가 심한데, 특히 고위직 공무원들은 외부에서 들어온 인사에 대해서는 길들이기 선수들인데 혹시 그런 분위기를 느낀 적은 없습니까?

△강병기: 제가 볼때는 저보다는 아직은 공무원들이 한수 위입니다.(웃음) 내가 느낄 수 있게 길들이기를 하면 나도 대응을 하거나 ‘이게 무슨 짓거리냐’ 이렇게 할껀데, 예민하게 쳐다보기는 하는데 못 느끼게 길을 들이는건지 저보다 수준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서로 편견과 선입관 꽤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 전농이라는 내 타이틀에서 ‘정말 꼴통이다’ ‘고집 세고 제 고집만 내세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덕인지 인상부터가 그렇게 보이지 않고 제 작전이 ‘엎드리 수그리’ 였습니다. 가능하면 잘 웃고 고집 안내고 하다 보니 ‘말이 영 안통하고 하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공무원을 보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안 변하려하고 고리타분하고 무능하고 9시 정시 출근해서 6시 ‘칼퇴근’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저도 깨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능한 분들이 많고 특히 젊은 분들이 업무 기획하는 걸 보면 ‘아, 이래서 그나마 이렇게 옆구리 찔러도 나라가 안 넘어지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훨씬 일찍 출근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사람도 꽤 있더군요.

△정성인: 대북 쌀 지원 예산통과와 관련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강병기: 그것 또한 제가 가진 편견중의 하나였습니다.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고정적인 인식이 있었지요. 상정하고 설득할 때 말이 안 통할 것이다, 대북 예산 쓰자는데 안그래도 신임지사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어서 스스로 안 될 것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통과가 되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죽하겠나 싶었는데 제 편견이었습니다. 의원들에 고맙고 한나라당과는 말이 안 통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되어 그런 감정을 블로그에 올린 것입니다. 그 때도 우리 공무원들이 집요하게 대부분 설득했습니다. 대단하지요. 지금 한창 조직개편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조직개편 끝나고 나면 말하지요.(하하) 

△선비: 시군의 능력 있는 공무원은 도청으로 다 뽑아가서 공민배 전 시장이 예전에 “돈 되는 사람은 다 뽑아가니 같이 일할 사람이 없다”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앞으로 인사교류도 시군과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강병기: 지사님은 군수 경험도 있어 인사를 강조하더군요. 하지만 이런 저런 장벽들로  참 안된다 한 적이 있습니다.

△선비: 공무원들에게 시군에 더 있으면 가점을 주도록 하는 방식으로 해서 시군에도 일할 사람이 있어야지요. 도청에는 머리 좋은 사람이 많아 걱정이고.

△강병기: 저는 동조했다고 적으면 안됩니다. 하하

△구르다: 블로그 댓글에 답글이 안달리던데 왜 그런가요?

△강병기: 트위터에서도 댓글 안단다고 꾸중을 많이 듣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도청에서는 개인 메일을 쓸 수 없고, 도청에서 블로그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일처럼 느껴져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저녁에는 거의 술 마셔야 하고. 그래서 잘 못합니다. 앞으로는 노력하겠습니다.

△구르다: 주량은 어떻게 되시나요?

△강병기: 아내가 365일 중 364일 마신다고 하더군요.(웃음) 부지사가 술 상무 성격이 강하더라고요. 그동안 도하고 의사소통이 안되던 농민회, 시민사회단체까지, 만나야 할 사람이 한 블록이 늘어 거의 매일 마십니다.

△정성인: 얼마 전 회사 내부 정보보고를 보니 지사께서 부지사는 2012년 총선 진주출마 할것으로 예상된다 말하던데, 이후 진로는 어떻게 되는지요. 사실 정무직이 임기가 있는 것도  아닌 비정규직인데 본인 의지로는 어디까지 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던지 이후 정치적인 진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강병기: 답을 못 찾은 상태였는데 방금 결심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고. 저는 임명을 받은 정무부지사기 때문에 지사님 의중에 따라 언제든지 사표를 써야할 때는 써야 합니다. 총선 출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을 더하라고 하면 도청에서 일을 더해야 합니다. 그게 우선이라 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6․2 지방선거 때 도민들이 대단한 선택을 한 것인데, 총선에서 그 정신이 이어지고 확장되는 것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지역에서 한나라당에서 공천 받으면 국회의원 당선되는 풍토가 언제까지 가야합니까. 강병기라고 하면 운동권 직책만 가지고 있다가 명색이 공직이라는 걸 받았지만, 깨질 때 깨지더라고 출마해서 뛰어주는 것이 경남 정치발전위해 필요한 일 아니냐 생각하고 있어요.

뭐, 개인적으로 공직에서 월급 받으면 편할 수 있지만 그리해서는 안됩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당적이라던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여러 가지 있지만 저한테는 그런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제 마음속으로는 경남 정치발전을 위해 그런 책임이 있다, 도민들의 마음을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책임이 있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부인권: 도청 앞에는 이동식 화단이 있는데 화단을 놓은 이유가 데모하지 말라고 가져다 놨다는데 철거할 의향이 있습니까. 그 앞에 보면 또 점자블록 위에 화단을 올려 놨는데 잘못 돼 있습니다. 또 한가지, 장애인 전용주차장 구역을 고발하는 사람이 6명 있는데 위반딱지를 고발해 한 달에 20만 5천원을 벌고 있습니다. 당장 벌이가 없으니 그거라도 하는데 또 다른 구속을 시키는 거라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해서 장애인 주차구역을 단속하는 인원으로 구청에 3명씩 해서 10급 공무원으로 채용할 생각은 없는지요.

△강병기: 지사님이 취임하고 나서 4대강을 반대하느 천주교 분들이 집회하러 도청 안에 들어와 지사를 만나고 했으니 화단으로 집회 막고 하는 것은 현 지사님 체제와 맞지 않습니다. 집회를 막기 위한 화단이라면 당연히 치울텐데 그런 용도로 보지는 않습니다. 점자블록 위 화단은 들어가는 대로 확인해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장애인 주차위반 단속요원과 관련해서는 장애인 전용주차장 이용 차량을 고발해 수입을 얻는 사람들을 고용할 수 없냐는 건데 제가 답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으로 채용을 검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공무원 채용과 임용은 정해져 있는 것으로 만만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천부인권: 처음에 주차단속요원도 이런 식으로 출발했는데 이 사람들은 되고 장애인은 안된다는 건 차별입니다.

△강병기: 아, 그 사람들이 장애인분들이에요? 확실한 답은 못 드리겠고 안에 들어가서 알아보겠습니다.
 
△커서: 김두관 지사와 함께 있는데 두 분이 하루에 몇 번 마주치며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는지요. 그리고 김두관 지사에 대한 평판이나 여론은 어떻습니까. 박경철 씨가 다녀갔다가 감동 크게 받고 갔다 하던데 정말 분위기가 그런지 듣고 싶습니다.

△강병기: 정무부지사하고 지사하고 너무 소통이 없다는 소리 많이 듣습니다. 물리적으로 같이 만나 얘기하고 할 시간이 없어요. 오늘도 지사가 서울에 가셨기에 내가 가서 인사를 해야 하는 등 ‘따로 놀아야 하는 관계’ 비슷하게 돼 있어 자주 뵙기 어렵습니다. 단독으로 앉아 얘기해 본 적이 없어요. 워낙 찾으시는 분들이 많기에 저까지 지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 스트레스 주는 것이라 생각해서 잘 안하려 합니다. 그래서 소통에 문제가 있느냐는 얘기도 나오는 것입니다. 지사님에 대한 도청 안에서의 평판은 도통 제 귀에 잘 안들어옵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말하기는 어려운 거겠죠.

지사님의 인물됨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하나 말하자면 지난 선거 때 공식선거 전 첫날이었습니다. 후보단일화가 된 상태고 선거 첫 행사를 도청 앞에서 7시에 밥 먹고 하기로 했는데 비서진에서 정해준 식당이 문을 닫아 아침에 우왕좌왕 했습니다. 매우 의미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른곳에서 부랴부랴 밥을 먹고 빨리 가자해서 가는데 갑자기 수행비서진이 당황스런 얼굴로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때가 이미 예정시간보다 15분 넘은 상황이었지요. 무슨 문제가 분명 있는것이다 생각했죠. 선거 첫날 첫 테이프를 그렇게 끊으면 “어떻게 준비한 것이냐”고 나 같으면 불같이 화냈을 것인데 반응이 그저 그렇더라고요.

서로 친하고 농담하는 사이도 아니고 한데 커피 두고 앉아 있으니 어색하기도 하고, 이분이 어떤 반응을 보이나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죄송하다며 전화 할 데가 있다면서 전화를 하더군요. 이 사태를 알고 이러나 모르고 이러나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투로 “지금 아마 앰프차량이 안돼서 억지로 우리를 묶어두고 있을 겁니다”이러더라고요. 사태를 모르는게 아니라 훤히 내다보면서 짜증내거나 화내지 않고 하는걸 보고 그릇이 크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선비: 그러니 살이 찌지요. 하하

△구르다: 김두관 지사 언제 보 폭파하나는 내용의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던데요. 특위위원장으로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요?

△강병기: 정체성이니 뭐니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특위위원장하면서 가장 조심스러워 하는게 4댕강 분야입니다. 특정기자들과 앉아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김두관 지사하고 강병기하고 바깥에선 머리띠 두르고 손 흔들면 내가 더 센 거 아니냐”고요. 그런데 나는 아무소리 못합니다. 안합니다.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김두관 지사도 고민스러운 주제에는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지사 후보시절에 1번 공약으로 4대강 반대를 내걸었고 환경생태에 대한 철학도 있고 입장도 분명한데 그것을 풀어가는 지위에 서는 순간 다른 것까지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저치가 된 것, 그런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여기에다 정무부지사까지 거들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공적인 약속이기도 하지만 경남도에서는 10월 이전에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도지사가 권한이 센 줄 알았습니다. 특히 낙동강 관련해서는 지사가 스톱하면 스톱하고 억지로 강행하면 법적제지 권한도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사권한은 그냥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국토부에서도 “지사 니한테 위임 한건데 하기 싫으면 내놔라”하는 상황이더군요. 그래서 지사가 답변을 미루고 여러 조사 거치고 뻗대온 것인데 시점이 왔습니다. 지사님이 굉장히 불리한 위치였는데 폐기물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그전엔 중앙정부는 전혀 대화를 안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과 맞물려 특임장관을 만나서 얘기하자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14일 날 특위는 입장 정리를 지사님에 보고할 것인데 이건 도의 완결된 입장이 아닌 특위에서 낸 입장입니다. 예정대로라면 15일 국회에서 충남과 심포지엄을 하고 양쪽이 조율해 입장 같이 하려했는데 충남에서 미루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 입장이 정리될 것입니다. 지사가 세게 칠 때가 왔다고 볼 수도 있는데, 김지사가 가볍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크게 원칙에서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파비: 부인이 진주시의원으로 강등되었습니다. 스스로 결정 한건데 특별한 결심 계기가 있었는지. 그것 때문에 헤어져 지내게 되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심정은 어떻습니까?

△강병기: 민주노동당 비례의원은 당원들의 특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비례대표 의원을 마치고 나면 지역구에 출마해야 된다는게 명문화된 규정은 없어도 도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깨져도 출마해야 된다는 게 상식입니다. 도의원하나 시의원하나 민노당에서는 그런 것에 의미는 없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저 때문이다. 남편이 민노당 도지사 후보로 나왔는데 부인이 도정을 견제하는 도의원으로 같이 출마하는 건 도민을 우롱해도 한참 우롱하는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도지사 후보가 아니면 부인은 도의원 후보로 나왔을 겁니다. 제가 도지사 후보로 기정사실화 되었고, 출마는 해야 되고 그럼 “기초의원으로 출마합시다. 미안합니다. ” 이렇게 된 겁니다.(웃음) 본인의 심정은 모르겠으나 제일 결정적인 이유는 도민에 도리가 아니다, 신랑은 도지사 되고 도의원 되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파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인은 교회 나가고 본인은 성당 나가고 민주적으로 잘 살았습니다.

△강병기: 그것도 괜찮지만 제가 상당히 힘듭니다. 집안에서 전투해봤기 때문에 제가 깨질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하하

△강병기 정리발언: 우선 불러줘서 너무 고맙고 답변이 마음에 안차는 게 많았을 것입니다.  이해 좀 해 주십시오. 블로그를 공학적으로 접근하는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은 많은데 게으름이기도 하지만 자기검열 자세 때문에 내가 이런 말 하면 되겠냐는 생각에 몇자 적다가 지우곤 합니다. 그래도 석 달이 지나니 이 정도는 해도 안되냐 싶어서 하고 있습니다. 답글도 노력하겠습니다.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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