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느 경찰 간부가 연설 도중 원고에 쓰인 '일사불란'을 '일사문란'으로 오독하여 ㅋㅋ거리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질서 정연하여 조금도 어지러운 데가 없다는 말에 뜬금없는 '문란'이 붙었으니 눈치껏 서로 숙덕거린 상황이야 짐작하고도 남을 불문가지였을 것입니다.

<한겨레>(6.2)의 칼럼 <공포와 야만의 경보음이 울린 아침에>와 <서울신문>(6.2)의 칼럼 <새벽 경계경보가 남긴 교훈>을 읽으며 불현듯 떠오른 것은 앞의 '일사불란' 아닌 '일사문란' 그것! 순간 모순적이지만 "오, 그래 너 옳도다. 선견지명적 오독이여"란 찬(讚)이 나왔습니다.

그 재난문자 발송, 사이렌 경보 난리 속에 놀란 국민들을 안심시키긴커녕 서울시와 행안부가 '오발령'이다, 아니다 네 탓이나 한 작태야말로 욱 치민 표현으로 '놀고 자빠졌네'였습니다. 우주발사체 추락(실패)에도 '궤변 당당'이었던 북한보다도 더 한심했다 싶은 게 '오발령 티격태격'였습니다.

 

소도 한번 빠져 봤던

구덩이엔 다시는 발을

안 디딘다 했거늘 하물며

사람이야 더 말해 뭣하랴

"아, 뜨거!

믿을 놈 하나 없네" 한

목욕탕 그 아들 생각나네.

/전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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