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부곡 자원순환시설 개선
주민편익시설 안 조성 추진해
어린이집 "장애아 불안 키워"
시 "주민협의체와 협의·검토"

김해시가 부곡동에 자원순환시설 현대화사업(장유소각장 증설사업)을 하는 가운데 주민편익시설인 복합스포츠센터 내에 게이트볼장이 설계돼 있어 인근 장애 통합 어린이집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원을 제기한 새장유어린이집(원장 구회래)은 장유소각장과 담장이 붙어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입소하는 장애 통합 시설이다. 현재 정원은 133명이며, 장애아 비율은 정원의 30%인 39명이다.

구회래(57) 원장은 "최근 김해시가 소각장 이전은 하지 않고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편의시설 설치 계획을 발표했는데 수영장, 야외 물놀이장, 테니스장과 함께 우리 어린이집 담장 바로 앞에 게이트볼장을 짓겠다고 한다"며 당혹해했다. 이어 "장애아들은 감각이 매우 예민하며 청각에는 더 예민해 큰 소리에 매우 불안해하므로 게이트볼장이 들어서면 영유아들이 낮잠을 자기도 어렵고 공 치는 소리에 놀라 정서적 타격을 받아 장애 요소가 추가되는 상황이 된다"고 걱정했다.

장애아들은 교사나 친구들 목소리 톤만 조금 높아도 울거나 귀를 막고 머리를 흔들며 발작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 불안도가 높아지면 영유아들 성장 필수 요소인 낮잠을 자다가도 깜짝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 원장은 "올해 4월 사업시행사 담당자가 복합스포츠센터 조감도를 들고와서 게이트볼장이 어린이집 바로 앞에 지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르신들 행복을 위한 게이트볼장이 영유아들 성장 발달에 큰 유해 요인이 되므로 김해시와 사업자가 게이트볼장 장소를 바꾸거나 계획을 변경하는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장유소각장 주변 영향권 주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부곡주민협의체 의견을 수렴해 이 문제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소시설팀 관계자는 "어린이집 불편 사항을 알고 있고, 부곡주민협의체와 협의해 게이트볼장을 옮기도록 설계하거나 게이트볼장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훈 부곡주민협의체 위원장도 "어린이집 의견을 수렴해서 좋은 방향으로 검토하고자 설계를 수정·교체할지, 게이트볼장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다른 지자체들 선례가 있는지도 파악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곡주민협의체는 장유소각장 주변 영향권 지역에 포함된 2700여 가구를 대표하는 기구다. 각 아파트 대표 1명씩, 김해시의원 1명, 부산대·인제대 교수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협의체는 김해시와 자원순환시설 현대화사업 관련 주민편의시설과 대체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한다.

구 원장은 "김맹곤 전 시장 때 장유소각장이 이전한다고 해서 어린이집을 인수했더니 소각장 이전은 되지 않고 증설사업을 한다고 해서 기막혔는데, 게이트볼장까지 어린이집 바로 앞에 생긴다니 난감하다. 조감도 설계상 농구장이 있는 쪽으로 게이트볼장을 이동시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부곡로 35(부곡동 490번지)에 있는 자원순환시설이 낡고 처리 용량이 부족해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자 현대화사업을 한다. 현 위치에 소각시설 1기를 신설하고 기존 1기를 보수해 1일 300t 처리 용량을 확보하고, 주민편익시설인 복합스포츠센터도 설치한다. 완공 시점은 2025년 말로 예상한다.

/이수경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