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국힘 도당 예산정책협의회
부산 물류기업에 매각
최형두 의원, 몰랐던 도 비판
박 지사, 후임 시장 책임 언급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수정만 매립지 민간기업 매각 문제가 경남도-국민의힘 경남도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화두가 됐다.

농협이 2019년 1월 부동산 신탁전문업체인 신한자산신탁에 경매를 맡긴 수정만 매립지는 세 차례 유찰 끝에 지난 3월 8일 부산 중견 물류기업인 은산해운항공에 매각됐다. 매각 금액은 360억 원가량으로 공시지가 592억 원보다 232억 원이나 낮은 사실상 헐값이었다.

주민들이 뜻을 모아 좋은 기업 유치에 힘쓰던 차에 갑작스레 이뤄진 매각인 탓에 수정마을 주민들 걱정이 크다. 마을이 분열되는 갈등을 겪은 STX중공업 조선기자재 공장 설립 같은 일이 생길까 하는 불안감에서다. 6월 초 잔금 납부가 완료되고 사들인 땅의 정확한 용도를 알기 전까지는 불안감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이에 경남도와 창원시에 은산해운항공이 매입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국민의힘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경남도
경남도-국민의힘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경남도

최형두(마산합포)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박완수 도지사에게 이 같은 주민 우려와 불만을 전했다. 그는 “수정마을 주민과 언론에서는 STX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싸워 땅을 지켰더니 이번에는 부산지역 업체가 헐값에 가져갈 때까지 도와 시, 지역 국회의원이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는데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도 금고인 농협이 이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 도와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은 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도 금고인 농협에 도민 세금을 맡겼더니 도민이 써야 할 땅을 부산 업체에 파는 일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도 금고가 이 땅을 팔 때까지 도가 한 번이라도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부산 업체가 치를 잔금도 농협에서 대출을 받았단다. 지금 이 지역에서는 시의원과 도의원을 압박해 경남농협 도 금고 자격을 박탈하라는 말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지사는 이를 두고 “농협이 알고 매각한 건 아니”라면서 “농협이 전국에 가진 채권 자산이 많은데 그 채권을 농협이 직접 처리하는 게 아니라 자산공사에서 바로 관리하다 처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은 수정만 땅 같은 자산이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이를 도 금고와 엮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정만에 제2자유무역지역 추진을 고민한 최 의원이 마땅한 터가 없어 안타까워 그러시는 걸 잘 아는데 이는 제 임기 뒤로 오신 창원시장들이 8~9년 동안 그 터 활용에 관심이 없어 생긴 문제”라고 짚었다.

경남도-국민의힘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박완수 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경남도
경남도-국민의힘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박완수 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경남도

이날 협의회에서는 이 같은 의원들의 지역 현안 건의와 함께 내년도 중점 국비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도는 내년도 국비 확보 목표액을 올해보다 10% 늘어난 9조 6000억으로 잡았다.

박 지사는 “내년에도 국비 확보 목표를 달성하고 정부 지원이 많이 이뤄지도록 의원 여러분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면서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조속한 국회 통과와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국토교통부 전담 조직 설치, 남해안권 관광진흥 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도가 의원들에게 건의한 주요 국비 사업은 △소형모듈원전(SMR) 핵심기자재 제조기술 개발 △경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 △로봇산업 연계형 로봇 비즈니스 친환경 구축 △신항만 비즈니스센터 건립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도립정신병원 기능보강 사업 △국립 경남 청소년 치료재활원(디딤센터) 건립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망 구축 △선비문화유산 풍류 관광벨트 조성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 등 18건이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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